후드득

밤송이 떨어지며 튀어나온 알밤이 햇빛에

윤기가 반들반들 거리며 내 눈빛 사로잡네

톡톡토톡

도토리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가며 한여름

쉬지않고 곁에서 울던 매미를 못잊어 하고

툭툭투툭

까만 솔방울 떨어지며 다정히 지내던 이웃

다람쥐를 그리며 몹시 이별을 아쉬워 하네

귀뜰귀뜰

귀뚜라미 땅거미 지고 침묵의 달빛아래

앞뜰 뒤뜰 울어대며 추야(秋夜)는 깊어가고

꺼억꺼억

까투리는 숲속에서 분주히 먹이를 찾는데

앞산 기슭에 무지갯빛 패션을 자랑하네요

사각사각

나부끼는 억새 노래하며 은빛물결 출렁이고

창공에 손 흔들며 작별의 힌 솜꽃을 띄운다.

우수수

스쳐가는 소슬바람 빨강 노랑나비 춤추고

사뿐히 내려앉아 천혜의 꽃길을 만들었네

나홀로 그 길을 걸으니 내 귓가에 들려와요

가을이 지고 있다는 낙엽의 외로운 속삭임

정병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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