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화재현장서 3세 아이 구조
신속한 응급처치 아이 의식 회복
안면 화상·헬멧 녹아도 아이 걱정

▲ 지난 28일 홍천 빌라 화재사고 진압과 3세 아이를 구조한 홍천소방서 대원들. 왼쪽부터 김덕성 소방교,박종민 소방교,김인수 소방위,이동현 소방교
▲ 지난 28일 홍천 빌라 화재사고 진압과 3세 아이를 구조한 홍천소방서 대원들. 왼쪽부터 김덕성 소방교,박종민 소방교,김인수 소방위,이동현 소방교

“아이의 안전말고는 다른걸 생각할 틈이 없었습니다.”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홍천소방서 119상황실에 “빌라에서 불이 났는데 집안에 세살짜리 아이가 혼자 있다”는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출동한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니 빌라 4층의 거실과 베란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소방대원들은 내부 열기로 인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하지만 대원들은 일단 아이부터 구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명구조 2개조 4명,화재진압 1개조 2명으로 나눠 진압팀의 엄호 속에 아이 구조에 나섰다.

▲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홍천 빌라 화재사고에서 아이를 구조한 소방관의 헬멧이 화염에 녹아내린 모습.
▲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홍천 빌라 화재사고에서 아이를 구조한 소방관의 헬멧이 화염에 녹아내린 모습.
열기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김인수(56) 소방위와 김덕성(36) 소방교가 이불 위에 쓰러져 있는 정모(3)군을 발견,즉시 아이를 안고 보조 마스크를 씌워 현장을 빠져나왔다.구조된 아이는 호흡은 하고 있었으나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병원 이송 중 경련과 구토 증상을 보였다.이에 여소연(25) 구급대원은 즉시 산소를 투여하는 등 응급처치를 하자 아이의 입에서 울음이 터지기 시작했다.소방대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병원으로 긴급이송했다.

상황을 종료한 소방대원들은 뒤늦게 본인들의 상태를 확인했다.현장에서 화재진압과 구조대원 엄호를 맡았던 박동천(45) 소방장은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었고 내부에 진입했던 대원들의 헬멧은 화염에 녹아내린 상태였다.이런 상황에서도 대원들은 아이 걱정이 앞섰다.박동천 소방장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무엇보다 아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며 “화상을 입긴 했지만 걱정할 만큼 심하지 않고,치료를 받았으니 괜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생명을 건진 정군은 현재 간단한 화상 처치후 회복 중이다.한편 이날 화재는 빌라 110여㎡를 모두 태워 42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30여 분만에 진압됐다.소방당국은 아이의 부모가 가스레인지에 식용유기름을 올려놓고 잠시 외출한 사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밀감식을 할 예정이다. 윤왕근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