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종인 서울본부 취재국장
▲ 진종인 서울본부 취재국장
대한민국이 ‘3수’끝에 치른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지도 벌써 8개월이 지났다.이명박 정부때 유치에 성공한 평창동계올림픽은 박근혜 정부때 우여곡절을 겪다 문재인 정부때 극적인 반전을 이루면서 ‘성공한 올림픽’으로 마쳤다.잦은 설계변경과 외압 등으로 개·폐회식장과 경기장 건설에 차질이 생기고 후원금 등이 지지부진하면서 ‘적자 올림픽’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정부의 지원아래 ‘흑자 올림픽’으로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평창동계올림픽은 IOC로부터 “새로운 지평을 연 대회이자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해 평화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대회”라는 극찬을 받다.

이처럼 성공한 평창동계올림픽은 벼랑끝에 서 있던 남북관계에도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줬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불과 10개월 전인 지난 1월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물꼬를 트기 시작한 남북관계는 문 대통령이 다음날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순풍에 돗단듯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이후 남·북 정상이 3차례나 만나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리게 될 정도로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 화해무드 조성의 ‘마중물’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8월말 경제·인문사회연구회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 개최효과를 심층 분석한 용역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4·27 1차 남북정상회담 등 세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촉매제가 되는 등 정치,외교,안보 면에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도출했다”며 “유·무형의 유산을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 평창올림픽의 성과를 대내외에 확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이에따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다음달중에 IOC위원과 스포츠·지역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세미나를 대대적으로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으로 ‘남북관계’에 방점을 찍고 준비하고 있지만 지역의 올림픽 유산은 여전히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가리왕산 복원여부와 비용부담 문제,올림피시설 사후관리 등 강원도의 부담으로 남을 사업들의 주체가 전혀 결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경기장 사후활용에 필요한 예산 등 올림픽 관련사업 분야가 대부분 빠져 있어 평창동계올림픽의 뒷수습도 모두 강원도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625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고 자랑만 하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도 문제지만 강원도의 소극적인 대처가 화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강원도가 원하는 ‘올림픽 유산’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더욱 설득하고 기회가 될때마다 이를 강조해야 하는데 정부가 깔아놓은 멍석조차 올라가지 않으려는 태도로는 강원도의 올림픽 유산을 지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강원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정부의 ‘올림픽 유산’에 강원도의 ‘올림픽 유산’이 흡수되는 ‘불행한 사태’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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