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학교로’ 개통, 사립유치원-도교육청 충돌
입학·신청·등록 온라인 해결
접속 폭주 등 관심 속 개통 불구
도내 사립유치원 참여율 저조
도교육청 불참유치원 제재 계획
학부모, 사립유치원 반감 커져
한유총 “별도 선발체계 등 필요”

강원도내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사립유치원들이 대거 불참하고 있는 유치원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가 1일 개통됐다.학부모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첫날부터 접속지연이 발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하지만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사립유치원들은 불참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고 도교육청은 불참 유치원에 대해 페널티 부과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해 의견 충돌이 이어질 전망이다.유치원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의 도입 배경과 내용,도교육청과 사립유치원의 의견대립 원인 등을 짚어본다.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도입

유치원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등록을 모두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2016년 서울시 등 일부지역에서 시범 운영한 뒤 지난해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유아를 둔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를 통해 시스템에 등록된 해당 지역내 유치원에 대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각 유치원별 정보공시지표를 통해 교육·보육 비용을 확인하고 교육과정과 예·결산 회계와 평가 등을 열람할 수 있으며 유치원별 상이한 모집요강 등을 비교,선별해 한번에 3개의 유치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

기존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 시스템 개통 전 각 유치원 측이 지정한 날짜에 각 유치원을 방문해 설명회에 직접 참석,지원서를 교부받고 아날로그 방식의 추첨을 통해 진행됐던 번거로움을 겪어왔다.

이날 개통된 ‘처음학교로’는 특수교육 대상자와 저소득층,국가보훈대상자 자녀,북한이탈주민 자녀,다문화 가정 등을 대상으로 오는 6일까지 우선 모집을 진행하며 21일부터 일반모집을 시작,내달 4일 모집결과를 발표한다.추첨결과 탈락자들을 대상으로 12월 9일부터 대기자 변동이 진행되고 2019년 1월 1일부터 유치원별 추가모집이 진행된다.

▲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대책 회의가 1일 도교육청에서 민병희 교육감과 시·군 교육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최유진
▲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대책 회의가 1일 도교육청에서 민병희 교육감과 시·군 교육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최유진
◇‘처음학교로’ 참여 현황

도교육청은 도내에서 운영 중인 전체 국공립 및 사립유치원 371곳에 2019학년도 원아모집을 앞두고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를 보급할 방침이었다.지난해 100% 참여했던 국립 유치원 1곳,공립유치원 263곳은 올해도 모두 참여했다.하지만 도내 사립유치원은 전체 107곳(올해 초 휴원한 1곳 제외) 중 26곳만 신청해 전체 24.3%의 참여율을 기록할 정도로 저조했다.

전국 각 시도교육청별로는 전체 국·공립유치원의 ‘처음학교로’ 시스템 참여율이 99.98%에 달한 반면 사립유치원의 경우 30.95%만 참여하는데 그쳤다.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도내 81곳의 사립유치원도 끝내 참여하지 않으며 전국 평균보다도 참여율이 낮았다.도교육청은 ‘처음학교로’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불참 유치원들에게는 재정지원 삭감과 우선 감사 실시 등의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사립유치원 참여저조,학부모 불안 여전

시스템은 개통 첫날인 이날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됐다.하지만 도내의 경우 사립유치원 107곳 가운데 81곳이 참여하지 않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편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올해기준 도내 전체 유치원생 1만6000여명 가운데 국·공립 유치원 수용인원은 6000여명인 반면 사립유치원은 1만명을 넘어 전체 62%가 사립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2019학년도 국·공립 유치원 원아 추첨 이후 탈락된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에 참여한 21개 유치원을 제외하고 남은 81곳의 사립유치원에 직접 현장접수와 추첨,등록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학부모는 “‘처음학교로’ 시스템이 확대됐다지만 공립 유치원 추첨에서 떨어질 경우 사립유치원을 찾아 또 다시 현장 등록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맞벌이 부부의 경우 사립유치원들의 현장 접수가 힘들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 vs 사립유치원 충돌 지속

도교육청은 불참 유치원에 페널티를 적용하는 등 강력 대응책을 내놨지만 대부분의 도내 사립유치원들이 시스템에 불참,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도내 사립유치원 측은 감사결과 명단 공개 이후 사립유치원에 맞는 회계·감사 기준 요구하고 있다.또 ‘처음학교로’ 입학관리시스템도 별도의 선발체계를 마련해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비교적 학부모 비용부담이 적게드는 공립 유치원에 대한 선호 현상이 확대되며 공정한 모집이 어렵다는 입장이다.이 때문에 시스템에 불참한 도내 81곳의 사립유치원들은 2019학년도 입학 설명회를 미루고 ‘처음학교로’를 통한 원아선발 추가 모집이 끝난 후 별도의 현장 모집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유총 강원지부(지부장 현각 스님) 관계자는 “사실상 ‘처음학교로’에 참여한다해도 공립유치원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이고 추가 모집이 끝난 이후 탈락한 학부모들이 그제야 사립유치원을 찾을 것”이라며 “시스템에 참여하거나 참여하지 않거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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