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화재 3만2399건, 25%가 전기적 원인
전기안전장치·시설 살피는 것만으로도 미연 방지

▲ 김재홍 인제소방서장
▲ 김재홍 인제소방서장
최근 홍천의 빌라화재에서 소방관들이 헬멧이 녹을 정도의 화염을 뚫고 어린이를 구조할 일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이처럼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일선 소방관들은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소방관들의 영웅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한 가구에는 이미 재산상 손해와 가족들의 정신적 충격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연이어 발생한 대형화재를 계기로 대통령께서는 ‘화재안전 100년 대계’ 수립을 지시했다.이에 올 7월부터 소방 중심의 특별조사반이 건축물의 안전실태를 건축,소방,전기,가스,위험물 분야로 나누어 조사하고 있다.이는 화재예방,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 내지 제5조에 그 근거를 두고 있으며 전문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민간전문가와 시민참여단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화재안전 특별조사반이 점검하는 분야를 살펴보면 건축물은 불법 증·개축,방화구획의 훼손·변경,피난계단과 대피통로의 가용성 등이 중점 점검대상이다.

전기시설의 정격용량 사용여부와 그에 따른 전기안전 장치 및 시설 등의 유지관리 상태도 중요하다.올해 9월 30일을 기준으로 전국에서는 3만 2399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 중 25%인 8108건이 전기적 원인으로 밝혀졌다.

또 건축물에 부속된 가스나 위험물은 전면적인 화재 확대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가스누설경보,가스차단기,화염방지기 설치·유지상태 등도 살핀다.

일부 기술적 영역은 전문가의 관리 등이 필요하겠지만 대부분은 상식 차원에서 관계자가 관심을 갖는 것으로도 화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설령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화재안전 특별조사는 건축물 관계자들에게 화재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주며 해당 건축물이 어느 정도 화재에 준비되었는지 진단할 수 있는 기회이다.

순자 왕제편에 ‘수즉재주 수즉복주(水則載舟 水則覆舟)’라는 말이 있다.요컨대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뜻이다.본래 백성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왕도를 강조하는 말이지만 넓게 해석하면 모든 유용한 것은 또한 그 위험이 함께 존재한다는 의미다.

화재안전 특별조사의 가장 큰 목적은 그 위험성을 줄여서 주민의 삶의 질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이다.화기 또한 반드시 필요하나 그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특별조사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건축물 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와 주민들의 작은 관심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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