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대 다닐만 하냐? 너네는 학생 식단에 감자가 그렇게 많다며….” 친한 친구들이 한 말이다.장난스레 한 말이라 뭐라 하며 웃어 넘겼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친구들의 발언은 우리 대학의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나는 강원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학기 중엔 교내에서만 생활해 이런 가십을 듣지 않지만 방학 중에 본집인 서울로 돌아가거나 서울에서 대외활동을 하다보면 우리 학교에 대한 평판을 들을 수 있다.춘천에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에서부터 거점국립대인 것도 모르는 사람까지,듣다보면 우리 대학의 알몸을 들춰내는 것 같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안타까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집을 발간하면서 과열된 대학서열화와 과도한 서울대학중심의 쏠림현상을 지적했다.이에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정책을 발표하며 서울대를 비롯한 9개 지방거점국립대들을 통합하는 안을 내놓았다.이는 수직 서열화된 대학체제를 깨뜨리고 과도하게 집적된 서울 중심의 대학문화를 바꿔 지방대학,더 나아가 지방자체를 활성화하기 위함이었다.이에 지방거점국립대학들은 작년 7월 25일 부산대에서 지방거점국립대학 공동 입학설명회를 개최해 대학입학전형통일,공동학위제,프랑스 파리대학과 같은 ‘한국대학교’로의 국립대 통합 등을 의논했다.한국의 고착화된 대학체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시작이었다.

우리 사회는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가 없는 초일극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인구,교통,부동산,양극화문제 등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수많은 사회문제들은 초일극주의의 비극이다.비극의 눈물을 닦는 손수건은 지방국립대 활성화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교육은 인생지사에 있어 시작이자 끝이다.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교육은 한 평생 우리와 같이한다.10대 때 그 지역에서 잘 교육받던 사람들이 20대 때 교육을 위해 상경하고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이어가면서 비극의 씨앗이 싹틔우는 것이다.뿌리부터 뽑아야 다시 자라지 않듯,부디 교육으로 발본해 묵은 때를 씻겨내길 바란다. 강원대학교 재학생 이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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