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포츠컵 대회,북측선수단 특별취재를 마치고

▲ 최민서 인제 기린고
▲ 최민서 인제 기린고
기자는 냉정해야 한다고 배웠다.편향되지 않은 사실만을 기술해야하기 때문이다.하지만 강원도교육청 학생기자단으로 아리스포츠컵 특별취재팀이 된 우리는 냉정할 수 없었다.찍기보단 찍혔고 쓰기보단 쓰였다.어딜 가나 카메라가 함께 했고 소감을 물었다.기자로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그들에게 기자보다는 친구로 다가가고 싶었고,북측선수들과의 추억을 우리끼리만 간직하고 싶기도 했다.오히려 북측 선수가 마지막 만찬 자리에서 “기자라면서 우리가 함께 얘기하는 모습을 안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우리는 “오늘은 취재하지 않을 거야”라고 답했다.취재보다 친구들과의 대화가,마지막 인사가 더 소중했기 때문이다.

북측 선수들은 배려심이 깊었다.모두가 나보다 어리다는 것이 믿기 어려웠다.어린 나이에 침착하게 인터뷰에 또박또박 대답하던 김동혁 선수,잔디밭 위에선 그 누구보다 늠름했지만 식사자리에서는 부끄러운 듯 눈도 못 마주쳤던 염철경 선수,툭툭 던지는 농담으로 만찬장 테이블을 화기애애하게 했던 민성 선수 외에도 모든 선수들과 친구가 됐고 정이 들었다.특히 가깝게 지냈던 안유진 선수와는 특별한 대화를 나눴다.안유진 선수는 “나이 제한으로 내년 아리스포츠컵에 참가하지 못하지만 학생기자단이 원산에 온다면 꼭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내년 아리스포츠컵에 참가하는 염철경 선수도 “민서 오거든 전화하라”며 다시 한번 재회를 기약했다.북측 선생님들도 학생기자단에게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이 모든 만남이 너희들을 위해서다.미래는 너희들의 것”이라며 “학생일 때는 많이 듣고 깊이 생각하고 지식을 넓혀 정의를 위한 기자가 돼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정이 든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이별을 준비했지만 북측 선수들을 떠나보내는 마음은 담담할 수 없었다.어쩌면 영영 모르고 지낼 수 있던 우리가 손을 잡고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4박 5일이 북측 선수들에게도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길,함께한 웃음과 기억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길,이번 겨울이 쏜살같이 흘러 하루빨리 내년 봄 꽃잎 흩날리는 원산에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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