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부는

황량한 들판에서

흙을 머리에 이고

지구를 들쳐 올리던

기세등등하던

노란 새싹들이

때로는 투구를

뒤집어쓴 것 같은

겨울을 이긴 나뭇가지들에서

파릇파릇 움터 오르던

이파리들이

녹음방초 자랑하더니

무성했던 그 모습

모두 어디로 사라지고

오색 영롱한 나뭇잎되어

맥없이 떨어지고 있네

떨어져 누운 낙엽을 보면

그리운 눈빛이 묻어 있는 것도

시인의 젖은 눈빛이

고여있는 것도 있네

낙엽, 그 무량한 삶

보석처럼 빛난다

최인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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