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할인행사에 소상공인 울상
이마트·롯데마트 이벤트 잇따라
토종 축산상점 판매량 절반 이하
방문객 60% 감소·매출 큰폭 줄어
“할인율 못따라가 공정경쟁 불가”

춘천 A토종마트에 입점한 정육점은 지난 10일과 11일 양 일간 일일 평균방문객 수가 8명으로 전주(20여명)에 비해 12명(60%) 정도 줄었다.지난 7일부터 인근 한 대형마트가 삼겹살을 이 정육점에서 판매중인 국산 삼겹살 가격 100g 당 1900원보다 600원(30%) 가량 저가로 내놓으면서 발생한 현상이다.강릉 B전통시장의 한 정육점도 지난 9일 하루 판매한 삼겹살이 7㎏ 정도에 그쳤다.매주 금요일이면 15㎏ 정도 팔렸지만,주변 대형마트가 삼겹살가격을 시중가격대비 25% 가량 낮추면서 고객 방문이 급감했다.

강원 대형 유통업체들이 삼겹살을 시중가격대비 평균 30% 가량 파격세일하면서 도내 소규모 정육점들의 일일고객 수가 절반이상 줄어드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11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 이마트 점포들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개점 25주년 기념 블랙이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특히 구이용 삼겹살과 목살 100g을 각각 1330원에,칼집을 낸 삼겹살은 143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이마트의 파격세일전에 롯데마트 점포들도 지난 8일부터 삼겹살 대전이라는 자체 이벤트로 맞불작전을 펼치면서 구이용 삼겹살 100g당 1490원에 판매하는 등 할인이벤트를 시작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시중가격에 비해 30%,지역 정육점과 많게는 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도내 소형 정육점 등 토종 축산상점들의 매출이 급격이 줄고 있다.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이마트가 행사를 시작한 지난 7일 춘천의 한 전통시장에서 판매된 삼겹살 평균가격은 100g 당 2100원인 반면 시내 대형마트의 평균판매가격은 1490원이었다.100g 기준으로는 610원(29%)의 차이지만 4인가족 구매기준 1㎏으로 계산하면 6100원 격차로 소규모 정육점의 영업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aT가 강릉에서 조사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100g 당 삼겹살 판매가격도 지난 7일기준 각각 2090원,1390원으로 700원(50%)의 격차를 나타내면서 소형 축산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정육점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업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육점을 운영 중인 윤종화(39·춘천)씨는 “대형유통업체는 전국 유통망을 갖고 있지만,지역 정육점은 한정된 손님에 대형마트 할인율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며 “준도매가(15% 할인)를 적용해도 공정경쟁이 어려운데,결국은 문을 닫으라는 소리밖에 더 되냐”고 말했다.

신관호 gwanho@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