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이후
손님응대 두려움·야간 기피 현상
심야 폭행·폭언 경험 있다 69%

“전자담배를 피우는 손님을 말려야 하는데…쉽게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최근 PC방 등 다중이용업소에서 흉악범죄가 잇따라 야간 1인 아르바이트생들이 불안에 떨고있다.야간알바 기피현상까지 보이자 업주들은 인력난까지 호소하고 있다.

12일 오전 1시쯤 춘천의 한 대학가 원룸촌에 위치한 PC방에는 대부분이 빠져나가고 10여명의 손님이 남아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이 PC방 야간 아르바이트생 A(24)씨는 지난달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이후 손님을 응대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는 “술을 드시고 온 손님이나 게임이 잘 풀리지 않으면 욕설과 함께 전자담배를 피우는 분들이 간혹 있다”며 “최근 흉흉한 사건이 많아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다른 손님들이 호출 메시지로 제지할 것을 부탁하는 통에 정말 조심스럽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B(20·여)씨는 “새벽 2시만 되면 꼭 막걸리와 삶은계란을 사서 편의점 안에서 드시는 분이 계신다”며 “처음 몇번은 밖에 나가서 드셔달라고 부탁했지만 ‘내돈 내고 내가 먹는데 뭔상관이냐’고 화를 낸 이후 무서워서 그냥 모른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춘천의 한 편의점에서는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한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욕설과 함께 폭행한 50대 남성이 입건되기도 했다.알바노조가 지난해 전·현직 편의점 알바생들에게 시행한 심야 폭력 실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9%가 손님으로부터 폭언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했다고 답했다.

주로 한밤중 ‘나홀로’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온 업주들은 야간 알바 기피현상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춘천 동면의 한 편의점주는 “여성 알바생 같은 경우 야간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어쩔수 없이 낮 시간을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기고 야간에는 내가 직접 카운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왕근 wgjh6548@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