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순 수필집 ‘유쾌한 사물들’
산책길·도심·숲 등 대상 의인화
인간 대 사물, 대립성·의존성 담아

최장순(강릉출신) 수필가가 자신의 주변들의 사물들을 보고,읽고,쓰며 이해하는 과정을 닮은 에세이집을 펴냈다.

책 ‘유쾌한 사물들’은 최장순 수필가가 산책길,도심의 거리,숲,잠시 스쳐간 작은 사건과 소소한 대상들을 물신의 노예였던 사물들이 아닌,‘인간화된’ 사물들로 바라보며 담아낸 글들이다.

최장순의 에세이는 교환가치의 제국에 갇혀 있던 사물들을 호출해 그것에 다시 인간의 입김을 불어넣는다.그렇게 해서 상품의 세계로 넘어가 있던 수많은 사물들이 다시 인간의 품으로 돌아온다.사물들이 그에게 ‘은밀한 저항’을 하지 않는 것은 그가 사물들을 교환가치로 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에는 최장순 수필가가 모든 차이들의 고유성에 대한 인정,그리고 그것들 상호 간의 대립성과 의존성을 향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사물과 인간의 사이,그리고 그 차이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늘 따뜻하고,깊고,균형이 잘 잡혀 있다.최장순 수필가는 ‘책을 펴내며’에서 “이번 작품들은 대체로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을 대상으로 했다.대상에 몰입해 잠시 나를 비워냈을 때 사물은 내게 기쁨을 선물로 채워주었다”고 말했다.

한편 최 수필가는 계간 ‘에세이피아’ 주간과 발행인을 역임했고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일현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북인 252쪽 1만3000원.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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