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입맛 여는 백성의 생선

찬바람이 불자 백성의 생선이 한 계절을 연다.비릿한 바람에 찬기운이 느껴지는 11월.입동이 지나 겨울의 길목으로 들어선 동해안 항구의 주인공은 도루묵이다.

이른 아침 항구로 돌아온 배에서 뭍으로 그물이 내려지면 어민들의 손길이 분주해진다.아낙네들이 그물을 들춰 도루묵을 바삐 떼어내면 사내들은 손수레에 한 가득 담아 위판장으로 쉴새 없이 나른다.

위판장 여기저기 수북이 쌓인 도루묵이 ‘게락’이다.강원도 사투리로 많다는 의미인 ‘게락’이 아니면 도루묵을 삽으로 퍼 담는 모습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때때로 박스 포장은 제쳐놓고 화물차에 양동이 한 가득씩 쏟아붓기를 반복해 항구를 떠나보낸다.이방인에게는 진풍경이다.

도루묵을 주제로 축제도 펼쳐진다니 겨울철 별미의 등장에 항구는 벌써부터 떠들썩해질 모양새다.겨우내 소박한 서민들의 밥상에 바다의 맛으로 오를 도루묵.도루묵이 ‘게락’인 부두에서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

글· 사진┃최유진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