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섭 교수의 커피이야기

▲ 커피를 볶고 있는 에티오피아인
▲ 커피를 볶고 있는 에티오피아인
길게만 느껴지던 여름은 서늘한 가을을 그리워하게 하더니 어느덧 입동을 지나 겨울의 터널로 우리를 이끌어 가고 있는 듯하다.그 무덥던 여름엔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생각이 났고 낙엽이 떨어져 운치가 감도는 이 가을엔 부드러운 마일드커피가 생각이 난다.쌀쌀한 겨울이 오면 진한 향의 따뜻한 에스프레소가 생각이 날 것 같다.이처럼 어느 계절에나 즐길 수 있고,함께하면 더 좋은 소통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커피가 아닌가 싶다.

커피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계절에 강원도민일보 지면을 통해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또한 본지 커피이야기가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이 칼럼의 커피 이야기는 ‘coffee A to Z’로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펼쳐놓고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만들어 갔으면 한다.따라서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독자 여러분들을 초청해 커피 한잔으로 여는 소소한 소통의 시간을 갖고싶다.

오늘의 커피이야기는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서울카페쇼’다.올해로 17회 째를 맞는 서울카페쇼는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커피와 차(tea) 관련 기계,도구,커피콩,차,부재료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고 새로운 제품들이 모습을 들어내고 나라별 독특한 커피문화를 선보이는 전시회라 할 수 있다.커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쯤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초로 커피가 발견된 나라가 에티오피아다.마침 3층 전시홀 에티오피아 부스에 있는 두 명의 에티오피아 인을 만났다.에티오피아에서는 귀한 손님이나 친구가 왔을 때 최고의 커피를 대접하는 전통인 커피세러모니가 있다.조심스럽게 커피세레모니를 부탁했는데 기꺼이 보여주겠단다.에티오피아어로 분나 마프라트(Bunna Maffrate)라고 하는 커피세레모니는 그들의 전통의상인 네렐라(Nerela)를 어깨에 두르고,나무 잎을 바닥에 깔고,유칼립투스(Eucalyptus)를 태워 연기를 피우면서 시작된다.먼저 커피열매를 깨고,생두를 세척한 다음 모닥불을 피워 커피를 볶고,돌절구에 볶은 커피를 빻은 뒤,전통 주전자인 제베나(Jebena)에 커피를 넣고 끓이게 된다.손님에겐 시니(Sini)라고 하는 커피 잔에 담아 세잔의 커피를 권하게 된다.이렇게 커피를 끓이는 동안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 팝콘과 같은 주전부리를 내놓는 배려하는 마음도 있다.그 날 우리는 에티오피아 여인이 내미는 바구니에 담긴 볶은 보리를 맛봤다.

세잔에 담긴 의미가 기가 막혔다.첫 번째 잔은 아볼(Abol)이라 해 우정을 의미하는 아주 진한 커피고,두 번째 잔은 후에레타냐(Hueletanya)라 해 평화를 의미하는 물로 희석한 중간 농도의 커피다.세 번째 잔은 베레카(Bereka)라 해 축복을 의미하는 부드러운 커피다.이렇게 에티오피아인이 주는 커피를 즐기고 다음 부스로 이동을 했다.독자 여러분들도 에티오피아인들처럼 가정마다 귀한 손님이나 친구를 대접하는 전통을 하나 세워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김명섭 한국커피협회 부회장

△한림성심대 교수

△한국대학영어교육학회 회장

△한국중앙영어영문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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