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외면하는 경제정책 성공할 수 없어,과감한 전환 필요

실업률이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용률은 9개월째 내리막이다.연말쯤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던 청와대와 정부의 예측은 빗나갔다.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기는커녕 3개월,6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만 넘쳐난다.기업은 취업문을 걸어 잠그고 영세 상인들은 가족경영으로 허리띠를 조른다.이 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현 정부의 잘못만도 아니다.그러나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고집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정책 방향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이 외면하면 성공할 수 없다.궤도수정이 필요하다.고집피울 일이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9만명으로 1년 전보다 6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지난 7월 5000명을 기록한 이후 4개월째 10만 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8월은 3000명,9월엔 4만5000명이었다.비교적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째 감소세다.서민들이 많이 종사하는 숙박·음식점업은 9만7000명이나 줄어들면서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된 2013년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30∼40대의 실업률이 특히 심각하다.20대 취업자는 6만1000명 늘었지만 30대와 40대는 각각 7만4000명,15만2000명 줄었다.40대의 경우 3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의 감소폭도 가파르다.통계에 따르면 임시일용직은 각각 13만8000명,1만3000명 감소했다.자영업자는 10만5000명이나 줄면서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전체 실업자는 1년 전보다 7만9000명 늘어난 97만3000명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110만8000명) 이후 가장 많다.실업률은 3.5%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상승했다.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2005년 3.6%를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통계청은 “40·50대에서 실업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상황이 좋지 않다”고 인정했다.

강원도의 일자리 환경은 더 나쁘다.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은데다 청장년층의 유출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용률이 전국 평균(61.2%)보다 높다고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저임금에 단기 일자리 투성이다.강원도는 “실업률이 2%대를 유지하는 등 강원도형 일자리시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지만 고용의 질과 내용은 기대에 못 미친다.정부와 도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더 힘써야 한다.실패한 정책을 폐기하는 등 과감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