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포츠컵 대회,북측선수단 특별취재를 마치고

▲ 임도혁 영월고
▲ 임도혁 영월고
카메라는 순간을 포착한다.나는 사진기자를 꿈꾸는,찰라를 카메라에 담는 것을 즐긴다.처음 아리스포츠컵 특별취재팀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을 듣고 설렘과 함께 걱정이 앞섰다.우리는 그 동안 북측은 고난의 땅이며 기근에 시달리고 엄격한 감시가 심한 생활을 한다는 프레임으로 교육 받아왔기 때문이었다.당연히 북에서 온 사람들은 말이 없고 보수적이며 성격이 어두울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앞서 걱정했던 마음은 취재 2일 차 인제스피디움 호텔 주차장에서 까르르 웃으며 연습하는 425체육단 여자 선수들을 보자마자 와르르 무너졌다.15세 소녀들이 갖고 있는 감성 그대로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훈련시간 내내 웃음과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보며 셔터를 눌렀다.단체 훈련이 끝날 무렵 마무리 단체달리기를 시작했다.나는 이때다 싶어 자연스레 선수들 무리에 꼈다.같이 달리며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다.세 바퀴째 결국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북측 여자선수들끼리 키득거리며 “학생기자다”,“같이 뛰네”,“조금씩 속도 내봐라”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웅성거렸다.어디 남녘 오빠는 얼마나 잘 뛰는지 따라 올테면 따라와보라는 장난기 넘치는 마음이 발동했던 것이다.

그날 저녁 만찬장에서 나는 425 여자 축구단 홍해선 선수에게 “같이 식사를 해도 괜찮냐”고 물었다.“앉으십시오.일 없습니다”라고 흔쾌히 수락한 뒤 “아까 뒤쳐졌던 학생기자 아닙네까?”라고 농담을 건넸다.또 한번 웃음바다가 됐다.

나는 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2학년인 여동생이 있다.북측에서 온 여자선수들이 내 여동생들과 또래였다.북측의 아이들은 딱딱하고 날이 서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편견과는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북의 여동생들은 내 동생들과 다르지 않았다.선수들은 명랑하며 때로는 수다스러운 그저 귀여운 소녀들이었다.그간 북측에 대한 편견과 오류로 가득했던 내 머릿속의 생각들을 걷어내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변화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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