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군사적 긴장감과 불안감에 오래도록 지쳐있던 접경지역 주민으로서 남북정상의 만남은 가뭄에 단비처럼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아침 저녁으로 쏟아지는 뉴스에 귀를 곧추세우며 남북 관련 소식을 기다리는 것이 어느새 중요한 하루 일과가 되기도 했다.남북 관계는 남북 당사자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강대국들과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슴 졸이며 뉴스의 행간을 짚어가기도 했다.지금도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을 걷듯 내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8월 우여곡절 끝에 이산가족 상봉이 두 차례 재개됐다.10년 넘게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었다.잠깐 동안의 만남으로 70년 세월을 곪은 이산의 아픔을 넘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혈육이 또다시 생이별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답답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살아생전 다시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생이별의 아픔은 분단의 또 다른 상처였다.
지금까지의 연장선상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합동 경비근무 방안과 감시 장비 조정,정보공유 방안,그리고 JSA 방문객의 자유 왕래 방안 등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군사적 대치의 상징이었던 비무장지대(DMZ) 초소와 무기도 철수하고 비무장지대 내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도 추진되고 있다.군사적 긴장으로 점철됐던 남북 관계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들이 숨 가쁘게 전해진다.우리 역사에 있어서 올해만큼 평화에 대한 갈망과 기대가 컸던 적도 없을 것이다.
이제 정파와 당리당략을 떠나 금강산 관광 재개,이산가족 상시 상봉,단절된 남북철도 연결,남북경제 협력,더 나아가 남북공동조업 등 후속 조치들이 계속적으로 이어져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그리고 당장 자유왕래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산가족 소식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큰 오빠 소식과 고향 소식’을 알고 싶어 하시는 우리 동네 아흔 넘으신 함경도 할머니의 간절한 소원이 하루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한 해 마무리에 앞서 다시 한 번 10년 이상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하루속히 재개돼 피폐된 우리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었을 수 있었으면 더 좋겠다.단절된 남북철도가 하루속히 이어지고 분단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우리 지역이 남북교류의 상징으로 우뚝 서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