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포츠컵 대회,북측선수단 특별취재를 마치고

▲ 김동현강릉고
▲ 김동현 강릉고
“저는 바르셀로나 좋아합니다.”북측 선수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생각도 못 했고 상상도 못 했던 한 마디였다.이 한 마디에 녹음기를 껐다.기자로서 취재하기보다 ‘친구’로서 대화하고 싶었다.지난달 31일 강원도교육청 학생기자단은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교육청 주관 만찬에 참석했다.북측 선수들이 다수 참여했고 우리는 그들을 취재하고자 했다.우리는 북측 선수들 사이에서 식사할 수 있었다.나는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기자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에 선수들과 통하는 점이 있었다.다른 대화와 달리 축구 이야기를 할 때 만큼은 북측 선수들도 관심을 가졌다.“혹시 남측에서 알고 있는 축구 선수가 있나요?”라고 물었다.그러자 내 옆의 리일송 선수는 “잘 모릅니다”라고 답했다.이내 “그러면 남측에는 이름 난 선수가 누가 있습니까?”라고 질문했다.이에 나는 “손흥민 선수가 가장 유명합니다”라고 말했다.북측 선수들은 손흥민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그렇지만 한민족의 선수라 그런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무슨 팀에서 뛰고 있냐는 질문에 나는 ‘토트넘’이라고 말했다.사실 말을 하면서 ‘외국팀인데 북측 선수들이 모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섰다.그러나 반대편에 있던 리광 선수가 “아 토트넘 핫스퍼!”라며 놀랐다.

북측 선수들은 대부분 축구중계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리광 선수는 축구를 더 많이 알고 있었다.그는 “남측 선수 중 박지성도 압니다”라며 관심을 기울였다.반대로 북측 선수들도 “그러면 북측 선수들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라고 나에게 질문했다.나는 “한광성,정대세,홍영조 등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북측 선수들은 더욱 신이나서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축구 하나는 무언가 문화와 언어를 넘어 통하는 게 있었다.다음 날 경기장에서 만난 리일송,리광 선수는 내게 먼저 손을 흔들었다.만찬장에서,그 순간만큼은 ‘축구’라는 관심사 하나로 우리는 친구가 됐고 남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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