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19일 4년 만에 남북공동 기념행사, 한반도 정세 시금석

지난 98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다.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이 흘렀다.금강산관광은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20여 년 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으로 물꼬를 튼 남북관계는 금강산관광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분단 이후 남·북한은 정치·군사적 갈등과 충돌이 끊일 날이 없었고 일시적 호전이 된다 하더라도 곧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곤 했다.이런 면에서 금강산관광은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사건이다.

금강산관광은 민족이 공유하는 영산(靈山)으로 큰 구심력이 있다.이익을 공유하는 상생·공존의 모델이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98년 11월18일 동해항을 출발한 관광선 금강호가 북한의 장전항으로 향하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남북의 정치·군사적 긴장 완화는 물론 남북 모두가 평화와 통일의 시대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금강산관광의 첫 뱃고동이 울린 것이 바로 강원도였다.접적지역이자 냉전의 현장인 강원도가 연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의미가 가볍지 않다.

이후 출항지를 보다 가까운 속초항~장전항 노선을 한동안 이용하면서 이어갔다.2003년 9월부터는 고성에서 휴전선을 관통,금강산을 왕복하는 육로관광시대를 연다.그러나 2008년 관광객 피격사건이 일어나면서 금강산관광은 10여 년째 중단 상태다.이후 10년 간 개방된 뒤 또 다시 10년 세월 발이 묶여있는 것이 금강산관광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강산관광은 10여 년 동안 남북관계의 적지 않은 신뢰를 쌓았고 안정 기반을 구축했다.

지난해 말 까지만 해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도발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다.그러나 지난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화무드로 대전환을 이뤘다.금강산관광의 재개 여부는 여전히 한반도정세를 가늠하는 척도다.2014년 이후 4년 만에 금강산관광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어제오늘 현지에서 열린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각계인사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100여 명이 참여한다.지난 10여 년의 단절을 딛고 또 다시 금강산관광이 다시 출발시켜야 한다.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국면이 지속되고 있고 북미 핵 협상도 답보상태를 보이는 것은 우려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그러나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금강산관광을 실현하고 10여 년의 노하우와 신뢰는 난제를 풀어나가는데 좋은 자산이 될 것이다.지난 평창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평화무드를 지혜롭게 관리하고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금강산관광은 그저 관광의 재개가 아니라 복잡한 한반도문제를 풀어가는 솔루션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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