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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의 딜레마

박상용 2018년 11월 20일 화요일
▲ 박상용 농협횡성군지부장
▲ 박상용 농협횡성군지부장
최근 당정이 합의해 쌀 한가마(80㎏) 목표가격을 19만6000원 선에서 결정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쌀 목표가격을 놓고도 생산자인 농업인들은 최저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라고 불만이 많다.

반면 다수 도시민들은 각종 공공요금 인상으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데 쌀값까지 오르면 더더욱 살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인다.또 일부 식자들은 한국 경제성장률이 2%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데 쌀 가격의 급격한 인상은 물가상승의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것이라 주장한다.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쌀값이 정말 비싼 것인가?쌀값이 억울하게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오해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한국은행 통계자료에 따르면 1980년 쌀 한가마니 가격이 4만7600원,1990년 9만5100원,2000년 16만5000원,2010년 13만원,2015년 15만8000원이었다.반면 국공립대 1년 등록금이 1980년 34만4000원,2015년에는 418만원이라고 한다.단순히 비교해도 쌀값이 35년간 3.3배 오른 반면에 국공립 등록금은 12배 올랐다.1980년 자장면 값이 350원이었다.2015년 자장면 값은 4500원 정도다.어림잡아도 약 12배 이상 올랐다.쌀값이 물가 상승의 주범이라는데 동의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연간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61㎏을 넘지 못한다.밥 한공기(쌀 100g)를 올해 정한 쌀값으로 대충 계산해 봐도 245원 정도다.4인 가족으로 계산해 하루 세끼 꼬박 다 챙겨 먹어도 하루 밥값이 2940원으로 3000원을 넘지 않는다.요즘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잔 값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우리 농업인들은 왜 이렇게 올해 쌀 목표가격 결정에 민감한 것일까?2005년도 정부가 추곡수매제도를 폐지하면서 농가소득보정법 제11조 제1항에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 고정직불금제도와 변동직불금제도를 도입하면서 5년 단위로 목표가격을 설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따라서 2018년산~2022년산 쌀 목표가격을 올해 정해야 한다.이 목표가격과 현지시세 차액의 85%까지 변동직불제를 통해 농가소득을 보전해 주기 때문에 목표가격을 얼마로 정하느냐는 농업인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쌀값 문제는 대선 때마다 등장했던 단골메뉴였다.박근혜 전대통령의 대선공약에서도 쌀 한 가마에 21만원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현재 야권은 22만3000~24만원 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이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얼마 전에 있었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이 생각 외로 거셌기 때문에 쌀값 인상에 소극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어떻게 보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농업인이다.고령화된 농촌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농사일을 해낼 수가 없다.

올 한해 농업을 포기할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물론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도 어렵지만 작금의 우리 농촌 현실을 들여다보면 더 답답하다.농업인이 희망을 가지고 농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통 큰 합의와 결단이 필요하다.20만원대의 쌀값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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