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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어에게 길을 묻다

데스크 눈
최훈 양양주재 취재부국장

최훈 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 최훈 양양주재 취재부국장
▲ 최훈 양양주재 취재부국장
지난 봄,평양공연에서 ‘라구요’라는 노래로 큰 감동을 줬던 가수 강산에의 대표곡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다.처음엔 다소 길고 생소했던 제목의 이 노래는 살아가면서 힘들어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길’을 모천으로 돌아가기 위한 연어들의 힘찬 몸짓으로 표현해 많은 사람들의 삶에 힘을 줬다.연어를 통해 삶의 희망을 노래한 이 곡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새삼 연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연어는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생활터전을 옮긴 다음 산란기에 다시 민물로 돌아오는 회귀성 어종으로 크게 대서양연어와 태평양연어로 나뉜다.태평양연어는 연어(Chum),은연어(Coho),곱사연어(Pink),홍연어(Sockeye),왕연어(Chinook),시마연어(Cherry) 등 6종이고 우리나라를 찾는 연어는 첨연어와 시마연어 두종류다.

우리나라 연어방류는 정부가 1968년 삼척 오십천에 부화장을 설치하면서 시작됐다.본격적인 방류는 1984년 양양어류종묘배양장이 설립돼서지만 첫방류 시점으로 볼때 우리나라 연어방류 역사는 올해로 꼭 50주년이 됐다.95마리의 어미연어를 포획해 얻은 30만5000마리의 치어로 시작된 방류사업은 올해까지 총 4억5000만 마리를 방류한 규모로 성장했다.

연어에서는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핵산이나 신세포재생물질인 PDRN을 추출할 수 있어 1차산업은 물론 2,3차산업으로도 성장가능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흔히 연어를 자원화한 성공사례로 양양 연어축제가 꼽힌다.1997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연어축제는 당초 연어의 신비로운 삶과 생명의 경외감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관광자원화하자는 뜻에서 시작됐다.연어축제는 매년 1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인기축제로 자리매김했지만 연어맨손잡기 체험이 축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비판도 받고 있다.

수년만에 모천으로 돌아온 연어를 홀대하는 사례는 훌치기낚시에서 절정을 이룬다.갈고리 형태의 낚싯바늘을 강에 던져 바늘에 걸린 고기를 건져올리는 훌치기낚시로 양양 남대천은 해마다 연어 회귀철만 되면 북새통을 이룬다.

하천에서의 연어포획은 내수면어업법에 따라 매년 10월 11일부터를 포획금지기간으로 정하고 있지만 실제 회귀철과 맞지 않으면서 매년 10월 10일까지는 곳곳에서 남획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연어가 귀중한 자원임에도 위상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연어가 흔하지 않은 물고기라는 점도 한 원인이다.연어가 남해안,서해안을 거쳐 낙동강과 섬진강,한강까지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라면 아마 연어에 대한 관심은 지금보다 한층 높아졌을 것이다.현재 우리나라 연어의 대부분은 양양 남대천으로 소상한다.거꾸로 얘기하면 남대천이 더이상 연어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이 된다면 지난 50년간 쌓아온 우리나라의 연어역사도 한꺼번에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전 양양의 97세 이옥남 할머니가 지난 30년간 쓴 일기를 모아 책으로 발간해 큰 화제가 됐다.자연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할머니의 마음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책은 수만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연어는 소중한 자원이다.훌치기와 맨손잡기 같은 잠시의 쾌락을 위한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생명의 지속을 위해 산란의 아픔을 감내하고 고향을 찾는 연어를 이옥남 할머니의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귀하게 맞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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