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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서 만난 작가부부’ 걷고 걸어 자유 얻다

[주말매거진 OFF] 정선 덕산기 계곡 숲속책방

박주석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 정선 덕산기 계곡 ‘숲속책방’은 1만 여권의 서적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사계절 트레킹 순례자들의 베이스캠프인 오지 중의 오지 정선 덕산기계곡 ‘숲속책방’에는 절대 고독의 고립과 자유·고요가 공존한다.소설가 강기희와 동화작가 유진아 부부가 덕산기계곡 깊숙한 속살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숲속책방 ‘나와 나타샤와 책 읽는 고양이’로 오지 탐방객들을 유혹한다.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다.겨울도 따뜻한 난로 앞에서 책 읽기에 제격이다.산골 한 구석 보석처럼 숨어 있는 숲속 작은 책방이 산촌문화 일번지 정선의 정취를 더하고 있다.

덕산기 계곡 들머리에 차를 버리고 휘적휘적 물길을 따라,개울을 따라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숲속책방’은 대한민국 최고 오지에 있는 책방이다.은둔의 땅이자 한국의 네팔이라고 불리는 덕산기계곡 최상류에 자리를 잡았다.숲속책방 방문에 도전장을 던졌다면,물을 철벅거리며 물 나들이를 몇 개나 넘어야만 도착할 수 있다.책방을 향해 걸으면서 만나는 물 매화나 색이 고운 단풍,그리고 겨울에 만나는 설경은 덕산기계곡이 여행자에게 주는 덤이다.또한 옥빛으로 흐르는 계곡물과 선이 아름다운 자갈톱,고개를 꺾어 올려다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수십 길 뼝때(바위절벽을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와 너래 반석이 만들어낸 곡선의 미학은 덕산기만의 아름다움이다.숲속책방지기 강기희 작가의 예찬론이다.

숲속책방은 강 작가 부부의 작품은 물론 시와 소설,인문학서적까지 다양한 서적 1만권을 소장하고 있다.작품을 구입하면 작가가 현장에서 사인도 해준다.신간부터 소장본까지 모든 서적을 구입할 수 있다.겨울이면 나무난로에서 구워낸 군고구마를 먹으며 소설가와 동화작가가 풀어 놓는 책 이야기와 덕산기계곡에 얽힌 이야기를 듣다보면 하루해도 짧다.인적 드문 곳에서 숨이 멎도록 아름다운 절경을 만나는 일이나,산중에서 책방을 만나고 작가 부부를 만나는 일이나,계곡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을 만나는 일이나,일상을 털고 훌쩍 떠나야만 가능한 일인 만큼 무념무상으로 차에 몸을 싣고 떠나는 여행을 추천한다.숲속책방은 연중무휴이며 책 구입은 물론 차와 음료까지 마실 수 있다.주변 민박을 이용하면 1박 2일 트레킹과 ‘숲속책방’의 모든 것을 탐닉할 수 있다. 윤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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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기에 오시려거든

강기희 작



그대 덕산기에 오시려거든/진달래 빛 고운 봄 날 돌단풍 꽃처럼 곱고 수줍은 웃음 안고 오시라/혹여 못 다한 반역 있다면/문지방 고개쯤에다 내려놓고 나비처럼 봄바람처럼/가벼운 걸음으로 오시라.

그대 덕산기에 오시려거든/여름이 빚어낸 옥빛 물 따라 철벅철벅 걸어오시라/혹여 세상과의 절연이나 고립을 꿈꾼다면/폭우 쏟아지는 날 빗속을 뚫고/금강모치처럼 산메기처럼 도깨비소를 거슬러 오시라.

그대 덕산기에 오시려거든/물매화가 꽃대를 밀어 올리기 시작할 무렵 빈 마음으로 오시라/혹여 세상에 대한 절망으로 분기해 있다면/애기 단풍 붉고 쪽 동백 노랗게 물드는 시월/마음 또한 노랗고 붉어지러 오시라

그대 덕산기에 오시려거든/폭설로 길이 끊어지는 날 흰 눈 안고 오시라/혹여 세상의 끝을 보고 싶다면/백석이 그러했듯 나와 나타샤와 책 읽는 고양이가 있는/숲속책방으로 시린 발로 오시라.

그대.


[작가소개]
강기희=정선에서 태어나 강원대 졸업.장편소설 ‘아담과 아담 이브와 이브’,‘동강에는 쉬리가 있다’.장편소설 ‘도둑고양이’로 제1회 디지털문학대상,2018년 장편소설 ‘위험한 특종’으로 레드 어워드 상을 수상.

유진아=서울교대 졸업.2005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으며 동화작가로 등단.전직 초등교사.동화 ‘아라리 할아버지’로 제1회 정선아리랑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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