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일 고성군수
▲ 이경일 고성군수
“이번엔 초청받을 줄 알았는데…”

지난 2007년 5월 17일 동해선 철도 남북 시범운행이 있었다.그러나 이 역사적인 행사에 60여년 전 동해북부선을 운행했던 유일한 생존 기관사 고 강종구(당시 87세·고성군 현내면)씨는 끝내 초대받지 못했다.식민지와 분단의 상처를 고스란히 겪은 산 증인인 강 노인은 남북 화합을 상징한다는 행사에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으며 우리 고성군 역시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안타까운 기억이 남아있다.

그래서 일까.이번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방북한 나로서는 만감이 교차했다.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올해로 만 10년째다.강산이 변했듯이 금강산관광의 관문인 고성도 많이 변했다.관광객이 해마다 줄어들었고 상가들은 줄지어 문을 닫았다.추정되는 피해액이 3600억원에 이른다.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나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지만 금강산 육로관광 중단 이후 첫 방문이라 조금 설렘도 있었고 기대한 것도 많았다.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식은 북측과 현대아산이 함께 한 행사로,역대 통일부장관 3명,전 문화관광부장관 2명,그리고 국회의원과 최문순 도지사를 비롯한 많은 공기업 주요 간부들이 참석해 남북 모두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해 있었으며 현장분위기도 화기애애 했다.방북 후 곧바로 기념식을 하고 소박한 북한의 축하공연과 기념식수가 이어졌으며 저녁에 연회도 열렸다.둘째 날에는 방북단이 구룡폭포를 같이 탐방 했다.북측의 분위기는 남측을 배려하고 환영하는 분위기여서 나로서는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북측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았으며,방북 인사들에게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고 특히 평양쪽에서 민화협과 조평통 쪽에서 직원들이 많이 온 것 같아 중앙쪽에서도 무게를 두지 않았나 싶다.북측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표출했고,남측 역시 금강산관광이 재개에 대한 많은 의견을 교환 했다.

고성군 입장에서는 조속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염원하고 있고 북측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열망과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하는기회가 됐다.시설도 폐쇄가 된지 10여년 되다 보니까 많이 노후됐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럭저럭 잘 관리돼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한편으로는 시설 보완을 일부 해야겠지만 당장 관광을 시작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금강산관광이 재개 된다면 과거와는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물론 육로관광은 버스나 자가용으로도 들어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철도를 통해 제진역에서부터 금강산역까지 왕래하는 관광열차 등도 고려해 봄직하다.정부의 의지에서든,아니면 대북제재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 금강산관광이 재개된다면 숙박·음식점 등 여러가지 분야에 걸쳐 차분하게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다듬었다.

군사분계선을 지나 창밖을 보며 통일시대 금강∼설악권 국제관광지 개발에 고성군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그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화진포를 거점지역으로 구상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건봉사와 화진포,통일전망대를 잇는 삼각벨트를 중심으로 건봉사∼금강산전망대∼통일전망대∼화진포를 연결하는 통일 DMZ 순례길 조성,가족호텔 건립,화진포 데크 순환로 및 구간별 나무식재거리 개설,생태계 복원을 위한 호수정화사업 등에 치밀한 전략을 마련,추진해야 겠다는 상념에 젖었다.

특히 남북이 시범 철수 대상인 GP(감시초소) 중 보존하기로 확정한 369GP를 어렴풋이 보면서,DMZ와 369GP,717OP,평화의 바다,석호들의 군락은 우리 고성만의 독보적인 자산인 만큼 세계인 모두가 초미의 관심을 갖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남쪽 고성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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