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free lunch)”는 말이 있다.세상에 거저가 없다는 뜻이다.영어권에만 있는 말이 아니다.중국에서는 같은 의미로 “텐샤메이요우멘페이더우찬(天下沒有免費的午餐)”이라는 말을 쓴다.“하늘에서 기름떡 떨어지는 일은 없다(天下不會掉下陷餠)”는 말도 같은 뜻이다.러시아에서는 좀 에둘러 말하는 편인데,“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 있다”는 속담이 있다.누구나 일상적으로 누리는 하루하루도 공짜가 아니다.“자유는 거저 얻는 게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란 말도 그렇다.

요즘사람들은 문명의 혜택을 누린다.인류의 부단한 진화 본능과 편리를 추구하는 관성이 문명의 이기(利器)를 양산한다.기술이 만든 각종 기구와 생활수단은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왔다.그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쓰고 버릴 수 있는 일회용품이 아닐까 한다.현대인들은 하루 24시간 일회용품을 벗어나 살기 어려울 것 같다.비가 오면 일회용 우의를 입고,일회용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여행 중에는 일회용 세면도구가 일상적인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것이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많은 편리함을 얻고 있다.입고 버리고 먹고 버리고 쓰고 버리면 그만인 세상이다.그러나 일회용품의 달콤함에 빠져 있는 사이 스스로를 옭아맬 덫을 만들고 있었는지 모른다.염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최근 소름이 돋을 만큼 오싹해지는 사태가 벌어진다.바로 인류 최대의 발명품 가운데 하나로 꼽는 플라스틱이 어떻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지가 여실히 드러난다.짧은 순간 쓰고 버린 플라스틱은 지구촌 곳곳에 쌓여간다.2050년엔 바다가 ‘고기 반 플라스틱 반’이라고 한다.

최근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발견된 향유고래 사체에서 5.9㎏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다.외신은 죽은 고래 뱃속에서 플라스틱 컵 150개,하드 플라스틱 19개,플라스틱 병 4개,샌들 2개,플라스틱 백 25개,나이론 가방 1개,기타 플라스틱 조각 1000여 개가 확인됐다고 전한다.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속출한다.혹독한 대가를 예고한다.영국 사전출판사 ‘콜린스’는 올해의 단어로 환경오염의 주범 ‘일회용(Single-use)’을 선정했다고 한다.사는 길은 결국 ‘불편’을 받아들이는데 있을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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