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개미 산문집 ‘투명인간과의 동거’

“모든 것이 다 치유될 필요는 없어요.상처가 할 일이 있을 테니까요.”(책 머리말)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그 사건 속의 ‘나’를 표방하는 자아들이 ‘나’를 솔직하고 꾸밈없이 이야기하는 책이 발간됐다.김개미(인제출신)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투명인간과의 동거’는 고요한 일상의 남모르는 사투와 쓰는 자아의 고민,기억과 현재가 충돌하는 지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때로는 동화적 상상력을 곁들여 때로는 좌충우돌 일상의 위트를 곁들여 말한다.

시인이 산문을 통해 ‘자아’를 끊임없이 탐구하다보면 봄을 맞이한 사람,벌레를 무서워하는 사람,시 쓰기에 딴지를 받는 사람 등 우리에게도 있고 옆 사람에게도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자기 안에서 꺼내어 놓는다.이 책을 통해 저자는 ‘상처’로 자라난 이야기를 듣는 동안 우리는 잠시 나란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저자가 월간 ‘시인동네’를 통해 1년 여간 연재한 것들을 엮은 책이다.김개미 시인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도 수록됐다.책은 결코 혼자가 아닌 것처럼 말을 걸어오는 ‘투명인간’을 통해 시인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건네는 위로이자 말동무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드디어 너를 만나 나는 상상해왔던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내가 나에게 해왔던 말들을 너의 목소리로 듣는다.이런 장르의 사랑은 처음이야.이런 모험은 처음이야.(책 프롤로그)”라고 말한다.시인동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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