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진화 중 정비사 1명 순직, 동해안 산불위험 고조 경각심을

주말인 지난 1일 산불진화에 나섰던 헬기가 추락하면서 정비사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다.이날 산림청 소속의 카모프(K-32) 헬기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영축산 인근 산불진화를 위해 출동했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사고 헬기는 서울 강동대교 인근 한강에서 진화용 물을 채우던 중 추락했는데,당시 기장 김 모(57)씨와 부기장 민 모(47)씨,순직한 정비사 윤 모(43)씨 등 3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기장과 부기장이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다행히 구조됐으나 정비사 윤 모 씨는 병원으로 이송 중 이날 낮 12시 40분쯤 결국 숨을 거뒀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이런 사고에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소방대원들은 24시간 언제어디서든 위험이 있는 곳에 뛰어든다.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헌신·봉사하는 것이 이들이다.그러나 이런 사고가 날 때 마다 과연 안타까운 희생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인지 묻게 된다.관계 당국은 기체를 인양하고 블랙박스를 회수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한다.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밝혀내고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지만,그것이 소방대원들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는 국가와 국민이 소방대원들의 안전문제에 관심을 갖고 구체적 조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경찰이나 군인 등 국가안보와 공공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마찬가지다.이번 사고가 난 헬기는 산림청 주력 헬기로 지난해 5월 삼척 산불 당시에도 고압선에 걸려 뒷자리에 탔던 정비사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2009년에는 전남 영암에서 담수 훈련 중 추락해 3명이 숨지기도 했다고 한다.산림청의 주력헬기에 이처럼 사고가 잦다면 기체 이상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헬기 산불진화 매뉴얼 또한 점검,대원 스스로의 안전문제도 살펴봐야 한다.

소방대원들이 화재현장에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드는 것은 이것을 그들의 사명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국가와 정치권,국민이 이들의 위험을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장비와 후생복지 등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더 중요한 것은 국민스스로 각종 위험요인을 줄여나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12월 들어 동해안과 산간지대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지고 산불위험이 커지고 있다.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일단 불이나면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이번과 같은 2,3차 희생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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