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세밑이다.곧 2019년 새해가 밝아온다.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다가온다.2019년을 맞으며 중앙과 지방 정부는 물론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분주히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다.2018년 7월 3일 국가적 차원에서 100주년 기념사업을 벌이고자 대통령 직속으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때마침 남북에 평화의 훈풍이 불면서 100주년 기념사업의 뜻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서울 탑골공원에서는 학생과 시민이 모여 독립선언식을 거행하고 거리로 나와 만세시위를 했다.하지만 3월 1일에 서울에서만 만세시위가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평안남도의 평양,진남포,안주,평안북도의 선천과 의주,함경남도의 원산에서 만세시위가 일어났다.서울에 앞서 선천에서는 정오에,평양에서는 오후 1시에 독립선언식이 거행되었다.

이처럼,3월 1일에 만세시위를 벌인 7개 도시 중 서울을 제외한 6곳이 모두 북부 지방에 자리하고 있었다.3월 1일 이후에도 이들 6개 도시는 물론 북부 지방에서 매일 만세시위가 일어났다.3월 1일부터 14일까지 전국에서 일어난 276회의 시위 중 약 71%에 해당하는 197회가 북부 지방에서 일어났다.3월 초순에 북부 지방에 집중되었던 만세시위는 3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중부와 남부 지방으로 확산되었다.한반도의 남단에서 북단까지 방방곡곡에서 만세시위가 가장 치열하게 일어난 절정기는 3월말에서 4월초였다.유관순이 앞장섰던 병천 만세시위 역시 4월 1일에 일어났다.

3·1운동 첫날부터 중요한 역할을 한 북부지방의 만세시위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남북분단 때문이었다.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반도 곳곳에서 매일 일어난 만세시위를 남북이 함께 재현하는 기념사업을 하면 어떨까.3월 1일 서울과 북한의 6개 도시에서 시작해 마을마다 1919년 당시 만세시위를 일으켰던 날에 맞춰 평화를 위한 만세시위를 재현한다면 3월부터 4월까지 매일 한반도 곳곳에서 평화만세 소리가 끊이질 않을 것이다.남과 북이 함께 외치는 평화만세는 분단의 갈등을 녹이며 평화의 봄을 기약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3·1운동은 남과 북이 함께 높이 평가하는 역사이다.1919년 한국인은 독립으로 평화를 얻기를 바라며 독립만세를 외쳤다.

남북의 두 정상은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약속했다.평양에서 9월 19일 남북정상회담 후에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한다는 내용이 명기되었다.1919년에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독립만세를 외치며 평화를 꿈꿨다.

그로부터 100년,이제는 남과 북의 사람들이 평화의 기차에 올라 서로 어울리고 머리를 맞대며 통일의 시대를 열어갈 길을 찾아야 한다.100주년의 3월이 평화를 염원하며 남과 북이 함께 맞는 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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