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다.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거침이 없다.지난 9월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We fell in love, ok?)”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자신의 관계를 사랑에 빠진 연인으로 비유했던 그는 최근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이 원하는 바를 이뤄주겠다”고 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100%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공개했다.올해 초 자신을 ‘노망난 늙은이’라고 부른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른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

트럼프는 북한의 비핵화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그는 G20 정상회의를 끝내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다른 사람들은 북한 문제를 80년 동안 다뤄 왔지만 (나는) 6~7개월 만에 놀라운 진전을 이뤄냈다”며 “(김위원장이) 비행기로 갈 수 있는 거리(within plane distance)에서 내년 초 만날 것”이라고 했다.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 한 것.그의 수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권하며 “그가 원하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말까지 남겼다.

트럼프의 발언에 맞장구를 치듯 문재인대통령은 ‘찰떡 케미’를 과시했다.문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약속은 꼭 지키는 스타일”이라며 “김 위원장을 1년 남짓 봤는데 언행을 보면 자신이 이야기한 것은 꼭 지켰다.지금까지 자기 차원에서 말한 것들을 지키지 않은 것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김위원장을 치켜세우며 ‘연내 서울 답방’을 은근히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한미 두 정상이 김 위원장을 칭찬하면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불가능 할 것처럼 보였던 남북철도 연내 착공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종착점은 아직 멀었다.여기가 끝이 아니다.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김 위원장이 바라는 종전선언과 실질적인 이익인 대북제재 완화 그리고 조건 없는 비핵화.트럼프는 비핵화만 이뤄지면 북한이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고 공언한다.김 위원장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핵을 포기하자니 미래가 불안하고 거부하자니 대북제재가 두렵고.그래서 필요한 것이 정교하면서 부드러운 남북미 3각 케미.김 위원장의 두려움과 불안을 걷어낼 그것 말이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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