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위도는 왜 황폐화 됐나] 2. 내실 없는 위도 개발
1조4000억원 투자유치 무리
BTB아일랜드, 전시관 조성
드라마 촬영 등 보여주기 치중
업체, 수차례 착공 연기
시, 2016년 건축허가 취소

▲ 2009년 춘천 호반 위도 관광계획 조감도.
▲ 2009년 춘천 호반 위도 관광계획 조감도.

[기획취재 위도는 왜 황폐화 됐나] 2. 내실 없는 위도 개발


대규모 리조트건설 실적이 없는 개발회사가 춘천 위도에 1조4000억원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았다.

춘천 호반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될 것이라는 업체측 주장만 난무했다.한 채당 수십억원에 이르고 독립적인 공간도 보장되지 않는 작은 섬의 빌라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가 있을 리 없었다.위도의 관광지 인허가를 담당한 도와 춘천시관계자들은 당시 “위도 부지를 매입했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데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그동안 이 회사는 보여주기에 치중했다.비록 월급이 체납,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한 때 직원을 100명 가까이 선발,세를 과시했다.불우이웃돕기성금으로 수천만원을 내놓기도 했다.2009년 12월 강원도의 사업계획 승인을 받기도 전인 2008년 인형극장 앞에 가설건축물 BTB아일랜드 전시관을 조성했다.이 곳에서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도 찍었다.비슷한 시기 서울에도 모델하우스를 지어놓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분양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부인들을 초청,스테이크와 와인을 대접했다.당시 회사의 실질적인 오너를 대신해 대외적인 업무에 나선 인사는 호남 출신의 당시 야당 지구당위원장 출신 인물이었다.이 인사는 도내 정치권 인사들과 어울리며 각종 인허가 업무를 책임졌다.위도 근처의 한 부동산업체 대표는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분양을 시도했다”며 “외지 투기세력이 내려와서 이 땅을 망쳐놓고 도망간 꼴이다”라고 밝혔다.

BTB아일랜드는 2011년 초기 자금을 끌어다 쓴 부산저축은행이 파산한 이후에도 이렇다 할 자금줄을 찾지 못한 채 사업 중단과 재추진을 반복했다.결국 BTB아일랜드의 사업 계획은 물거품이됐고 인형극장 앞 전시관은 드라마 촬영지로 두 차례 사용한 뒤 10년째 고철덩어리로 방치돼있다.가설건축물로 등기가 없어 압류도 어려운 상황이다.위도 소유주였던 김성수씨는 “자금을 확보할 계획 중 하나로 보여지는 부분에 치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행정은 여전히 제기능을 못했다.춘천시는 사업비를 확보했다는 BTB아일랜드의 말만 믿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그러는 사이 2013년 당시 증권사로부터 1400억원대의 PF자금을 받기로 한 기일이 3월말에서 4월로,또다시 5월 초로 2차례 연기됐고 2011년 12월에 건축허가가 난 럭스동·버즈동의 경우 2013년부터 2016년까지 5차례나 착공이 미뤄졌다.시는 2016년 6월이 돼서야 럭스동·버즈동에 대한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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