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복원·1주년 기념식 논란 당사자 머물러선 곤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 1년이 다 돼 간다.올림픽이 남긴 성과와 지난 1년의 변화를 되돌아봐야할 시기다.그러나 결과적으로 올림픽의 영광은 간곳이 없고 후유증과 갈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지난 10일 강릉에서 일어난 KTX열차 탈선사고는 올림픽 1주년에 즈음 경고음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올림픽이라는 목표와 일정에 모든 것을 맞춰왔던 데서 나타나는 폐단과 부작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고가 아닐 수 없다.올림픽 경기장 사후활용,가리왕산 복원 문제도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모두 올림픽 경기 이전에 끝냈어야 할 사안이다.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올림픽이 가져온 외형적 변화를 지역발전으로 승화시키지 못했다.올림픽 폐막이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었음을 뼈아프게 돌아보게 된다.경기장 사후활용문제는 안타깝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건설한 경기장 활용 대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다.유감스러운 것은 정부의 태도다.평창올림픽이 강원도의 지역행사인가.올림픽 이후를 강원도에서 알아서하라는 식으로 다 떠넘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돈과 권한을 다 가진 정부가 전향적 자세로 해법을 찾는 것이 옳다.

올림픽은 누가 뭐래도 국가대사다.강원도의 역할에 대해 정부가 격려·지원하고 올림픽의 효과를 이어가도록 지원해야 한다.그것이 정부의 부담도 더는 길이다.강원도가 과소·낙후지역이 된 것은 정부가 불균형성장정책을 편 결과다.강원도에 대해 그런 채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평창올림픽은 정부가 자연스럽게 그 빚을 갚을 기회다.정선가리왕산 복원문제도 제로베이스에서 생각하고 창조적 대안을 찾길 바란다.정책과 의사결정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정부가 왜 인구 5만 명이 안 되는 정선군과 대등한 논란의 당사자가 돼 있는가.주민이 할 수 있는 것은 호소하는 것뿐이다.작은 약속과 논리에 얽매여 대책 없이 싸움을 키워서는 안 된다.

올림픽 개최 1주년 기념식을 놓고 강원도와 평창군이 집안싸움을 하는 것도 참 안타깝고 볼썽사납다.강원도가 주 개최지인 평창군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강릉으로 기념식 개최지를 결정했다는 것이 평창의 주장이다.평창군이장협의회는 오늘 도청광장에서 대규모집회를 갖겠다고 한다.우여곡절을 겪으며 성공적으로 치러낸 올림픽효과를 이런 식으로 희석시켜서는 안 된다.내우외환을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정부도 강원도도 작은 틀에 얽매이고 행정 편의적으로 안이하게 생각하는데서 이런 갈등과 혼선이 벌어진다는 점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그래야 꼬인 실타래가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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