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참사 모면 천행,철저한 안전조치·지역경제 파장 대책을

KTX강릉선이 개통부터 설계가 잘못됐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어 충격이다.지난 11일 코레일 정인수 부사장은 국회에 출석해 “지난 8일 강릉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사고는 선로전환기 표시회로선이 반대로 연결된 시공 불량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강릉 열차 탈선사고 녹취록에서도 사고 28분 전 인근 선로전환기가 고장 났다는 신호가 감지 됐지만,경보시스템이 엉뚱한 곳으로 지목하는 바람에 역무원들이 헛심만 쓰고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당시 고장은 강릉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방향의 철길 선로전환기에서 발생했지만,고장 신호는 인근 강릉 차량기지를 오가는 철로 선로전환기를 가리켰다.열차는 출발 5분 만에 사고를 당했다.그러나 시공 주체인 철도시설공단 측은 지난 1년간 문제없이 운영됐는데,이제 부실시공으로 몰아가는 것은 억울하다고 한다.서로 책임 공방하는 모습이 국민에게는 추태로 보인다.이번 사고는 예고된 인재라 두 기관은 어떤 변명도 해서는 안 된다.

강릉 열차사고 구간은 올림픽 직전 뒤늦은 공사로 공기에 쫓겨 서둘러 공사를 하다 보니 부실시공으로 열차가 시한폭탄 위를 달린 것이다.KTX 강릉선은 개통 전인 지난해 12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시승했고,평창올림픽기간 중에는 세계 각국의 선수·임원·관람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김영남,현송월 등 북한 고위층 인사들도 탑승했다.평창올림픽기간 중에 사고가 났다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져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 있었던 아찔한 시간이다. KTX 강릉선 개통 이후 1년 동안 열차를 탔던 승객 323만 명의 목숨을 운에 맡겨온 꼴이다.사고가 남강릉 구간이 아닌 지하 구간이거나 교량·터널 구간에서 일어났다면 어쩔 뻔했을까.또 사고 구간에서 열차가 전복됐다면 어땠을까.상상하기 싫어도 상상되는 상황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정말 불행 중 다행이다.

잘못은 코레일이 했는데,피해는 강릉 주민들이 입고 있다.KTX 강릉선이 개통 1주년 기념행사를 열어야 관광객이 많아지는데,이번 사고로 열차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지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벌써 열차 승객이 감소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빨간불이 켜져 강릉지역 숙박·외식업들이 우려하고 있다.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은 연말연시를 맞아 해돋이 등 관광객들이 몰리는데,겨울에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인 열차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어 지역경기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정부는 강릉 열차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철도가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신뢰감을 회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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