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환경청-속초시 합의…대체부지 물색 등 내년 봄까지 끝내기로

▲ 강원 속초시가 영랑호 생태습지 내에 조성한 반려견 놀이터. 지역 내 애견인들의 요청에 따라 조성된 이 시설을 놓고 생태습지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 강원 속초시가 영랑호 생태습지 내에 조성한 반려견 놀이터. 지역 내 애견인들의 요청에 따라 조성된 이 시설을 놓고 생태습지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된 강원 속초시 영랑호 생태습지 내에 조성된 반려견 놀이터가 결국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됐다.

13일 원주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이날 원주환경청을 찾은 김철수 속초시장과 영랑호 생태습지 내 반려견 놀이터에 대해 논의한 결과 해당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원주지방환경청은 사업목적과 맞지 않는 시설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대체부지 물색과 관련 단체 이견조율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김 시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내년 봄까지 시설물을 이전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두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속초시는 영랑호 생태습지 입구 600여㎡에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했다.

이는 민선 7기 김철수 시장이 애견인들과 한 공약사업으로 시설물 설치에 2천여만원이 투입됐다.

속초시는 놀이터 부지를 물색했으나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해 영랑호 생태습지 입구 잔디밭을 선택했다.

하지만 생태습지에 이 같은 시설을 설치한 것이 적당한지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찬반 논란과 함께 환경단체도 백로·왜가리의 서식환경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반대에 가세하는 등 갈등이 확산했다.

이런 가운데 국비와 도비 지원을 받아 조성한 생태습지에 전혀 다른 성격의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한 것에 대한 보조금 지원목적 위배 논란도 제기됐다.

영랑호 생태습지는 보조금 목적상 습지 이외 다른 시설은 설치할 수 없는데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결국 원주지방환경청은 영랑호 생태습지 반려견 놀이터가 생태습지 공원사업 목적과 맞지 않는 시설물이라며 오는 14일까지 시설물 자진 철거를 속초시에 요청했다.

이에 김철수 시장은 "반려견 놀이터는 습지 전체면적의 1.3%에 불과하고 4천여 명의 반려견 견주 입장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며 원주지방환경청을 찾아가 협의했으나 결국 원칙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영랑호 생태습지는 석호인 영랑호에 바닷물이 유입돼 염분농도가 높아지면 호수에 서식하는 담수성 어류들이 도피할 수 있도록 호수 상류, 장천 하구에 60여억원(국·도비 48억원)을 들여 2015년 조성했다.

한편 반려견 놀이터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지역에서는 예산 낭비 지적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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