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감나무 속처럼 가슴이 검게 탄

백수를 눈앞에 두신 96세의 어머니를

발끝에서 심장속 까지

싸늘하게 식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붙잡지 못하고 떠나 보냈습니다

평소 어머님은 기력이 없어도 강했으며

자식들을 붙잡아 두지 않아도

어머님을 구심점으로 모여들었으나

어머님 떠나고 안 계신 지금은

주인잃은 빈자리가 너무 공허할 뿐입니다

시골 기와집은 찬바람부는 강언덕에

싸늘한 바람이 스쳐간 적막강산이지만

세번째 추모일에 자식들 어머님 앞에 무릎꿇고

불러도 대답없으신 어머님을 불러봅니다

영적 세계에서 영원을 사시는 어머님께서

부족함이 태산같은 불효 자식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부디 영면하소서

천상 천하 어느곳에 계신지 주소를 몰라

수신자 없는 편지를 띄웁니다

최인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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