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한 달 전년 80% 수준, 어려울 때 돕는 미풍 되살려야

어려움을 당할 때 서로 돕는 것이 우리민족의 오랜 전통이다.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재난을 당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우리민족의 저력이 아닐 수 없다.10여 년 전 IMF 외환위기를 당했을 때도 금모으기운동을 통해 위기를 거뜬히 극복했다.위기의 순간에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것이 우리의 민족성인 것이다.이것은 국가적 재난때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공동체의식을 다져왔다.시대에 따라 정서와 문화도 달라지게 마련이고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그러나 이런 미풍(美風)이야말로 지키고 확산해야 할 가치일 것이다.

특히 우리사회는 작금 여러 가지 양극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빈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정파와 세대,성별에 따른 차별과 갈등 또한 건강한 공동체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다.국가의 정책과 정치가 이런 격차와 갈등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때로는 정치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이런 다양한 형태의 양극화에서 비롯되는 갈등요인을 줄이는 것은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다.이런 정신이 실천으로 옮겨질 때 갈등은 줄고 공동체는 건강해지게 된다.

이런 오랜 전통의 공동체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운동일 것이다.이웃의 어려움을 살피고 배려하는데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일수록 그런 온정이 절실해지게 마련이다.이웃을 돕는 일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이럴 때 전해지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온정에는 마음까지 담게 된다.이런 나눔이 바로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다.

이런 온정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강원사회공동모금회가 지난달 20일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갖고 모금운동에 나섰는데 지난 16일 현재 14억5400만 원이 모금됐다.내년 1월말까지 97억5600만 원을 목표로 캠페인에 나섰으나 초반 열기가 저조하다.지난해 같은 기간(16억8300만 원)에도 못 미친다.경기침체,기부문화 부재,‘어금니아빠사건’으로 인한 불신 등이 겹친 탓이라고 한다.그러나 이웃에 대한 온정은 이런 장애물까지 넘어서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어려울수록 날씨가 추울수록 온정이 절실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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