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OFF] 고성 겨울여행
대진항 작지만 특유의 활기넘쳐
화진포 해변 청정 백사장 유명
이승만·김일성 등 별장 역사 간직
통일전망타워 신축 28일 개관
높이 34m 북녘 땅 한눈에 조망

우리나라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지역은 국도 7호선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해안선과 곳곳에 생성된 마을,항포구가 멋진 겨울풍경을 선사해 준다.노을이 내리는 호수와 민속마을,먹거리 가득한 항구,시리도록 푸른 바다,분단 조국의 아픈 현실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전망대 등 다양하다.특히 양미리,도루묵,도치 등 여행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별미들이 있어 여로가 즐겁다.눈앞에 시리도록 푸른바다가 있고,바다냄새가 있고,바닷바람이 있고,파도소리가 있는 고성의 매력에 빠져보자.

▲ 대진항
▲ 대진항


▲ 노을이 지고있는 대진 등대
▲ 노을이 지고있는 대진 등대
#겨울 포구기행,그리고 최북단 대진항

속초에서 고성까지 국도 7호선을 따라 해안선 50㎞를 달리다 보면 고성만이 지닌 해안경관과 관광명소들을 만날 수 있다.국도를 타고 가다가 만나는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꺽어져 조금만 달리면 멋진 포구와 한적한 어항에 다다른다.해안 곳곳에서 마주치는 바다는 어디나 비슷한 표정들이지만 포구만큼은 전혀 다른 향기와 정취를 느낄 수 있다.봉포,아야진,문암,공현진,가진,거진,초도,대진 등 이름도 아름답다.이들 항포구 가운데서도 유독 마음이 끌리는 곳이 대진항이다.우리나라 어항 가운데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이다.항구 자체의 규모는 별로 크지 않지만 항구에 정박한 어선들이 제법 많고 사시사철 언제나 어항 특유의 활기가 가득하다.동그랗게 휘어진 포구 또한 아름답다.대진항의 겨울은 다소 한가한 느낌을 전해준다.그러나 방금 조업을 마친 배들이 포구에다 부려놓은 펄떡거리는 바닷고기들은 당겨진 활시위같은 탱탱함이 느껴진다.대진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바닷가 동산에는 대진등대가 우뚝 솟아 있다.1973년에 처음 불을 밝힌 대진등대의 등탑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시야가 훤하다.바로 아래의 대진항과 화진포뿐만 아니라 북녘 땅 금강산의 암봉들까지도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온다.

▲ 화진포 전경
▲ 화진포 전경
▲ 화진포의 성
▲ 화진포의 성
#3색 매력의 화진포

대진항 인근의 화진포는 찾는 사람에 따라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해변 가득한 소나무 숲을 경계로 한쪽은 동해바다,다른 한쪽은 거대한 호수가 있는 화진포 주변은 단연 동해안 최고의 절경으로 꼽힌다.멀리 뒤쪽 백두대간의 설원이 잔잔한 호수 위에 투영될 때는 눈부신 절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화진포 해변은 오랜 세월동안 조개껍데기와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모나즈 성분의 청정 백사장으로 사시사철 인기를 끌고 있다.인기를 끈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준서(송승헌)가 죽음을 앞둔 은서(송혜교)를 업고 걸었던 바다로도 유명하다.반면 동해안 최대의 석호인 화진포호는 덩치답지 않게 고즈넉하다.철새가 몸을 씻고 간 호수의 미동에는 잔잔함이 서려 있다.때문에 화진포는 화려함 보다는 ‘그리움’이라는 테마와도 잘 어울린다.화진포가 명성을 얻은 또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주인공들을 품고 있어서다.예로부터 화진포 일대에는 유명한 별장들이 많았다.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과 이기붕 전 부통령 별장,김일성 별장으로도 쓰였던 화진포의 성 등 근현대사를 채웠던 주인공들의 별장이 줄줄이 화진포에 남아있다.서로 마주보고 서있는 이들 별장들은 질곡의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채 한없는 상념에 빠지게 한다.

▲ 신축된 통일전망타워
▲ 신축된 통일전망타워
#새로운 변신 시도하는 통일전망대

고성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통일전망대다.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외금강의 주 능선과 해금강은 특히 겨울이 아름답다.속살까지 오롯이 볼 수 있어서다.금강산 가는 길에 자리한 구선봉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멀리 일출봉,채하봉,육선봉,집선봉,세존봉,옥녀봉이,오른쪽 바닷가로는 해금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해발 70m의 통일전망대에서 분단조국의 아픈 현실을 실감하며 금강산과 해금강을 바라보는 소회는 사뭇 각별하고도 비장하다.통일전망대는 최근들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지난 2014년부터 추진해 온 통일전망타워가 준공돼 오는 28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신축 타워는 지상 3층,높이 34m로,기존 전망대보다 20여m 이상 높다.북녘 땅을 더 가깝게,더 자세히 볼 수 있다.기존 전망대 건물인 통일관은 리모델링을 거쳐 북한음식전문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고성군은 또 통일전망대 일원에 대해 관광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남북관계의 해빙 분위기에 이어 최북단 안보관광지가 새로운 의미로 재정립되는 전환점에 서있다. 남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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