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관계 교착 국면, 또 다른 단계로의 출발점 의미

오늘(26일)은 지난 2월 시작된 한반도 대전환의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는 날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이날 북한 개성의 판문 역에서 남북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린다.남북한이 공동으로 낙후된 북측의 철도와 도로를 개선하고 끊어진 남북의 교통을 잇는 대역사를 시작하는 것이다.물론 이날 착공식을 있게 한 출발점은 지난 2월 강원도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이 될 것이다.이 올림픽을 통해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열리고 한반도와 동북아정세에도 평화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물꼬가 터진 남북관계는 지난 1년 동안 일사천리로 진행돼 왔다.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현실로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했다.멀게만 느껴지던 평화도 통일도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했다.그동안 남북정상이 3차례나 만났고,지난 6월엔 북미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한반도의 평화가능성을 높여 놓았다.지난 1년 남북·북미관계 모두 파격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동안 남북과 북미 간 실무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 과정은 일진일퇴의 연속이었고 현재 조정 국면 속에 연말을 맞고 있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미뤄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한반도 정세의 민감성과 복잡성을 보여주고 있다.올해 이 두 가지 이벤트가 어렵게 된 반면 그래도 남북 간의 구체적 교류협력과 긴장완화 조치가 지속돼 왔고,북미 또한 대화의지를 천명하고 있다는 것은 희망을 갖게 한다.오늘 북측 개성 판문 역에서 남북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철도·도로연결 착공식을 갖는다는 것은 내년에 한반도에서 전개될 변화를 가늠해 보게 한다.

남북의 도로·철도연결은 이미 지난 4월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실천하는 뜻이 크다.첫 회동의 합의정신을 살려나가는 정치적 의미 못지않게 북측 교통망의 현대화와 남북의 철도·도로 연결은 이후의 더 크고 빠른 변화를 담보하는 조치다.남북의 관계개선과 군사적 긴장완화가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남북 모두 오늘 착공식이 갖는 중요성과 의미를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비군사·비정치적 조치를 통해 신뢰를 쌓고 정서적·경제적 공유의 폭을 넓혀나간다면 교착국면의 정세를 푸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