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섭 교수의 커피이야기] 7. 결혼거절 의사 표시로 커피에 소금이나 후추를 넣다
16세기 초 터키에 커피 확산
널리 음용 ‘필수품’ 자리잡아
신랑후보 신부 집 방문 풍습
도자기 잔 사용 부유함 인식
신부, 혼인 거절시 커피 이용

▲ ▲터키식 커피추출기구
▲ ▲터키식 커피추출기구
커피의 역사도 알고 보면 침략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이슬람의 세력이 확대됨에 따라 이슬람교가 전파됐고 그 곳에는 어김없이 커피도 같이했다.그 세는 아프리카를 거쳐 지중해,중남미,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대륙으로 퍼져 나가게 됐다.이처럼 종교적으로 마시던 커피가 14세기경에 이슬람 왕조인 오스만 제국에 소개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기호음료로 자리 잡게 된다.16세기 초 오스만 제국의 술탄 셀림(Sultan Selim) I세가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현 Istanbul)에 커피를 소개하게 되고 그 후 커피가 널리 음용되면서 외관이 훌륭하고 실내가 화려한 커피 하우스들이 문을 열기 시작한다.그 이전에 오픈한 대표적인 커피하우스는 ‘키바 한(Kiva Han·1475)’으로 알려져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그 당시 터키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위해 일정량의 커피를 준비해야 했다.만약 그렇지 못하면 아내에게 이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는 웃지 못 할 커피사랑 이야기도 전해진다.이정도로 커피는 터키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 중에 하나였다.이뿐만이 아니라 터키에는 결혼 전에 신랑 후보와 그 가족이 신부의 집을 방문하는 이색적인 풍습이 있었다.이를 통해 신부의 인품이나 성격,외모 등을 알아볼 수 있었고 신부 집안의 내력이나 살림살이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신부가 타온 커피가 어떤 맛이냐에 따라 신부의 음식솜씨와 조신함을 평가할 수 있었고,사용한 커피 잔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진 잔이냐에 따라 신부집안의 재력을 평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일반 잔이나 도구를 사용하면 보통으로 평가가 되고,도자기 잔과 같은 도자기류를 사용하면 넉넉한 집안으로 인식됐다.이처럼 신랑 측에서는 신부 측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반면에 평가를 받는 신부의 입장에서는 신랑감이 부모님들의 마음에는 들어 오케이를 하더라도,본인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설탕 대신 소금이나 후추와 같은 커피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물을 첨가해 혼인에 대한 거절의사를 표현했다고 한다.

또한 17세기 초 오스만 제국의 ‘술탄 무라드 4세(Murad IV·1612~1640)’는 담배 피우는 것과 커피마시는 것을 금지시켰다.심지어는 염탐꾼을 보내 커피마시는 사람들을 감시하게 했고,더 나아가 사람들이 모여서 커피를 마실 수 없도록 커피하우스를 파괴시키기까지 했다.그 이유는 커피하우스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커피를 마시는 불손한 사람들이 자신을 모함하고 정치적으로 모반을 꾀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죄 없는 십 수만명이 무참히 사형에 처해졌다.그러나 커피의 습관성은 죽음도 막을 수가 없었고,지배자도 막을 수가 없었다.이후 커피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고 음용되는 음료 중의 하나가 됐다.



▲ 김명섭 교수
밴드주소 : https://band.us/@coffeestorya

· 본 밴드는 커피에 관한 다양한 정보 공유와 소통의 장으로 활용

· 회원 수 200명이 되는 달부터 매월 셋째 주 토요일 3시에 정기모임 진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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