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동부는 2위와 8경기 차 내면서 정규리그 1위

▲ 승리를 자축하는 현대모비스 선수들.  [KBL 제공]
▲ 승리를 자축하는 현대모비스 선수들.
[KBL 제공]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기세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7일 현재 23승 4패를 기록하며 공동 2위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를 무려 7.5경기 차로 앞서 있다.

프로농구에서 3라운드까지 23승을 따낸 것은 올해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1999-2000시즌 SK, 2000-2001시즌 삼성, 2011-2012시즌 동부(현 DB), 2012-2013시즌 SK 등 네 차례 22승이 기록이었다.

현대모비스는 26일 창원 LG를 상대로 주전 가드인 양동근, 이대성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16점 차로 여유 있게 이겼을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 차이를 냈다.

지난달 말에는 국가대표 차출로 라건아, 이대성이 빠졌지만 역시 해당 기간 2연승으로 '위기'라는 주변의 우려를 가볍게 잠재웠다.

국가대표 차출, 부상 등 여느 팀이라면 크게 흔들릴 만한 상황에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은 현대모비스였기에 남은 시즌도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시즌 개막에 앞서 문태종(43), 오용준(38), 양동근(37), 함지훈(34) 등 나이 많은 선수들의 체력이 시즌 후반에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지금 하는 걸로 봐서는 오히려 체력이 너무 많이 남아돌까 걱정인 수준이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1, 2위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시즌이 끝난 것은 2011-2012시즌이다.

당시 1위를 차지한 동부와 2위 안양 KGC인삼공사의 승차는 8경기나 됐다. 동부가 44승 10패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고 2위 인삼공사는 36승 18패였다.

현재 2위와 7.5경기 차이인 현대모비스가 7년 전 동부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2011-2012시즌 동부는 올해 현대모비스처럼 27경기를 마친 시점에서는 2위와 격차가 2.5경기에 불과했다.

당시 동부는 27경기까지 22승 5패를 기록했고 2위 인삼공사는 19승 7패로 올해의 현대모비스처럼 큰 차이는 아니었다.

올해 현대모비스가 가드에 양동근과 이대성, 골밑에 함지훈과 이종현, 외곽 슈터로 문태종, 박경상, 오용준이 버티고 있다면 당시 동부에는 박지현이 볼 배급을 맡고 슈팅 가드 황진원에 김주성과 윤호영이 포워드진을 형성했으며 진경석과 안재욱 등이 식스맨으로 활약했다.

외국 선수는 올해 현대모비스가 라건아, 섀넌 쇼터, 디제이 존슨을 활용하는 반면 2011-2012시즌에는 외국인 선수가 1명으로 제한돼 동부는 로드 벤슨 한 명에 의존했다는 차이가 있다.

국내외 선수층은 전체적으로 현대모비스가 7년 전 동부에 비해 넓은 편이다.

팀 공수력을 비교하면 올해 현대모비스는 평균 89점을 넣고 76.8점을 내준 반면 당시 동부는 75.2득점에 67.9실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 등으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현대모비스는 해당 시즌 평균 득점과 최소 실점 모두 1위, 동부는 득점 2위,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했다.

국가대표 차출, 부상, 체력 등 여러 변수가 현대모비스의 독주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 가운데 오히려 현대모비스가 너무 일찍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면 이후 선수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일부 경기에 힘을 빼고 나오는 것이 유일한 남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26일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에서 "기록은 기록일 뿐"이라고 담담해하며 아쉬운 부분을 묻는 말에는 "딱히 없는데 잘 나갈 때 꼭 내부의 적이 있다는 말처럼 자만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유재학 감독은 "앞으로 4라운드부터는 지금처럼 좋은 승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1월 말에 전역하는 선수들이 다른 팀에 있기 때문에 저희가 더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정규리그 후반에 들어가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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