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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년구상(新年構想)

이용춘 2018년 12월 28일 금요일
▲ 이용춘 원주우체국장
▲ 이용춘 원주우체국장
연말연시가 되면 어김없이 재계총수나 기관·단체 대표자의 신년사가 나온다.언론에서는 이들의 신년사를 신년구상이라고 옮긴다.필부는 새해를 맞으면서 구상보다는 목표나 계획 등의 용어를 즐겨 쓴다.그래서인지 구상하면 좀 그럴싸하게 보이고 필부가 쓰기에는 좀 어색하기도 하다.사전에서 구상을 찾으니 ‘앞으로 이루려는 일에 대하여 그 일의 내용이나 규모,실현 방법 등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이리저리 생각함’이라고 적혀있다.그렇다면 예년에 쓰던 신년계획 대신에 신년구상이라고 써도 무방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어 작은 도전을 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논어 선진편에 있는 공자의 말이다.공자는 대략 3000명의 제자가 있었는데 그 중 언변이 뛰어난 자공이 스승인 공자에게 ‘스승님,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어집니까?’라고 물었다.이에 공자는 평소 두 제자의 행태를 봐왔기에 ‘자장은 좀 지나친 점이 있고 자하는 좀 부족한 점이 있다’고 했다.자공이 그렇다면 자장이 더 나은 것 아닙니까? 라고 되묻자,공자는 ‘그렇지 않다.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했다고 한다.우리가 자주 쓰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생겨난 유래이다.지나침을 경계하라는 의미며 지나침은 오히려 화를 불러온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오늘날은 물질이 넘치고,생각이 넘치고,정보가 넘치는 과잉시대(過剩時代)다.과유불급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나의 삶에 과(過,지나침)가 많았다.첫째가 과식(過食)이다.메뉴를 가리지 않고 다다익선이다.세끼를 꼬박 먹고 간식도 거르지 않는다.먹을 때는 좋은 데 먹고 나서는 후회막급이다.집에서 상비약 1순위가 소화제다.워낙에 식탐이 있다 보니 하루에 1만5000보를 걷는데도 과체중이다.2015년 우리나라의 다이어트 시장규모가 7조 6000억 원이라고 하니 과식,비만은 이미 사회문제가 되었다.

둘째가 과음(過飮)이다.두주불사는 아니지만 술자리를 마다하지 않는다.그러다보니 술 마시는 날이 마시지 않는 날보다 많다.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술 마신 흥취를 좋아한다는 시인 동탁의 주도(酒道) 18단계에서 술의 진경을 배우기 위해 마시는 1급인 학주(學酒)를 지나 술에 취미를 붙인 초단인 주도(酒徒)는 되는 것 같다.이제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인 주성(酒聖)이나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술을 마실 수 없는 주종(酒宗)까지는 가지 말아야 한다.셋째가 과속(過速)이다.운전에서도 과속이 문제이지만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목표달성과 조직 활성화를 구실로 너무 앞서나가 동료들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염려스럽다.엄마는 아이보다 반 발짝이나 한 발짝만 앞서 가야 아이가 힘들지 않게 따라올 수 있다고 한다.나에게 맞는 속도,주위 분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삶의 속도를 만들어 살아야겠다.2019년 기해년을 맞으면서 나의 신년구상은 삶에서 과(過)자를 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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