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수에게 ‘많이 팔라’는 인사는 때로는 덕담이 아닐 수 있다.전국민에게 고품질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한국전력에겐 많이 파는 것보다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를 잘 파는 방법엔 ‘수요관리’가 있다.소비자가 전기를 더욱 합리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지난해 한파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상상을 초월하는 폭염이 찾아왔고,계절성 전기사용을 차치하더라도 대형가전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일반적 전기사용이 증가했다.

현재 한국의 전력 테마는 공급난 속 수요증가라고 할 수 있다.

전력공급 원가가 높아지면 전기요금이 올라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게 되며 공기업인 한전이든 정부든 이런 현상을 넋 놓고 보고 있을 수는 없다.따라서 향후 에너지계획에서는 수요관리 방안을 중요하게 고려해 원가를 절감하고 전력수급안정을 유지해야 한다.수요관리 방법에는 주로 전기요금제도나 보조금이 이용된다.전기요금을 이용한 방법은 쉽게 말해,요금절감을 위해 소비자 스스로 전기사용 패턴을 조절하도록 요금제도를 구성하는 것이다.

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제도나 심야전력요금제도 등이 여기에 속한다.보조금지급을 통해 고효율 기기보급을 돕기도 한다.백열전구에서 형광등으로,또 LED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생각해보자.기술혁신은 수요관리의 중요한 축이다.보조금은 이러한 고효율 기기가 보급 초기에 소비자의 정보부족이나 투자비용 때문에 시장실패를 겪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전력수요관리의 시작은 한전이겠으나,완성은 국민이라고 할 수 있다.전기를 ‘얼마나’,‘언제’,‘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얽힌 단순하지 않은 문제이자,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전기사용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와 실질적인 대안들이 필요하다.추가 협의와 공청회를 거쳐 제 3차 에너지기본계획 최종안이 확정되기까지,나아가 해당 내용이 바람직하게 구현되기까지 국민적인 공감과 협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배찬섭· 한전 철원지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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