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직후 창설된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가 이달 말 해체된다.국방개혁2030 계획에 따라 전방지역 방위 임무를 수행해 온 1·3군사령부의 통합에 따른 조치다.원주의 1군과 용인의 3군은 내년 1일1일부터 지상군작전사령부로 재편돼 임무를 수행한다.지상군작전사령부가 용인으로 통합됨에 따라 지난 65년 간 원주에 주둔하면서 강원 도민과 고락을 함께해 온 제1야전군사령부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1·3군 두 개의 야전군사령부는 전체 휴전선 155마일 가운데 1군이 동부전선(84마일),3군이 서부전선(71마일)을 각각 담당해 왔다.지금까지 1군이 주로 강원도 동부 산악과 해안지대에서 작전을 수행해오면서 국가 안보의 간성 역할을 다해 왔다.1야전군은 1953년 12월 15일 인제군 관대리에서 창설되면서 현재 정예 육군의 모태가 됐으며 이후 발전을 거듭하면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야전군으로 성장해 왔다.

사령부 창설 다음해인 1954년 2월 백선엽 장군이 초대 사령관에 취임하고 1·2·3군단의 작전권을 인수하면서 지휘·보급체계를 갖춘 명실상부한 야전군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그 해 7월15일에는 사령부가 창설된 인제를 떠나 원주로 부대를 이전,60년이 넘는 제1야전군의 역사를 써나가기 시작했다.지난 60여 년 1군은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군인 동시에 150만 강원 도민과 애환을 나눈 도민의 군대였다.

휴전선의 절반이 넘는 지역의 경계임무와 교육훈련,대간첩작전을 수행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주역이 바로 1군이다.국방을 책임지는 일차적 임무 외에도 다양한 대민작전에도 소홀함이 없었다.강원도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각종 자연재난이 많은 지역이다.2002년과 2003년 태풍 루사와 매미가 대표적인 사례다.이런 재난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초기 재난수습의 가닥을 잡은 것이 또한 제1야전군이었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지난 24일 “1·3군 통합으로 지상작전의 통합·효율성이 커지는 군의 역사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제1야전군은 국가의 필요에 의해 창설돼 오늘에 이르렀고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또 다른 모습으로 거듭 태어난다.1군은 해체되지만 그동안 쌓은 업적과 정신은 역사에 기록되고 도민의 가슴 속에 남을 것이다.마지막까지 제1야전군을 지킨 박종진 사령관과 전 장병의 무운과 건승을 빈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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