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역사·한반도정세 변곡점, ‘포스트평창’ 향후 과제

2018년 무술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한 해를 보내며 뒤돌아보면, 다사다난(多事多難)하지 않았던 때가 없지만 올해만큼 변화가 많았던 때도 없었지 싶다.그야말로 극과 극을 오가고 연중 엄청난 격동의 소용돌이를 겪은 한 해일 것이다.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치 앞을 분간키 어려웠다.남북관계가 극한으로 치닫고,북미관계는 또한 충돌직전까지 악화됐다.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시계 제로 상태가 됐던 것이다.미국에서는 ‘군사옵션’을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북한 또한 벼랑 끝 전술로 맞섰던 것이다.

그러나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고 했던가.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에서 새해에 접어들면서 대반전이 일어난 것이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여 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사태는 급전됐다.북한의 올림픽 참여가 확정되고 그 전후로 북한의 고위인사와 예술단이 남북을 오가면서 얼어붙었던 한반도정세는 대화모드로 전환됐던 것이다.동계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채널의 남북대화와 교류가 진행됐고 곧이어 전개될 동북아정세 변화를 예고했다.이 기적 같은 과정은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실현될 수 없었던 일이다.

강원도가 20여 년 꿈꾸고 도전하고 끝내 이뤄낸 올림픽과 강원도라는 시공간이 만들어낸 대서사가 아닐 수 없다.강원도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오랜 꿈과 열망,불굴의 정신으로 일궈낸 동계올림픽이 시대 상황과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엄청난 반전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이 역시 예정한 것은 아니지만 역사의 필연으로 귀결된 것이다.2,3월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올림픽정신을 가장 극적으로 발현,지구촌에 감동과 선사하고 올림픽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무력이 아니라 대화로 문제를 풀고 우정과 연대를 확인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의 핵심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무술년 한 해는 강원도 정도(定道) 600년 역사에 분기점이 될 만하다.내적으로도 강원도는 올림픽을 통해 엄청난 변화를 실현했다.서울양양고속도로와 KTX강릉선이 잇따라 뚫리면서 수도권과 동해안이 1시간대에 오가는 거리가 됐다.변방과 오지라는 큰 장벽을 넘어선 것도 바로 올 한 해 동안 이뤄진 일이다.이 모두는 아직 하나의 가능성을 연 것이고 갈 길이 멀다.엄청난 올림픽효과를 효과적으로 잇지 못하고,‘포스트 평창’의 비전도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엄청난 가능성과 과제를 남긴 2018년은 역사의 한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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