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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여일(始終如一)

강병로 2018년 12월 31일 월요일
한해의 끝자락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체감온도 영하 20도.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이맘 때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던 군고구마,군밤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모두 강추위가 그려놓은 풍경입니다.이뿐만이 아닙니다.‘먹고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일상이 되면서 지갑을 더욱 단단히 움켜쥐게 합니다.이러다 마음속 온기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선술집 분위기도 사나워졌습니다.결론도 없는 정치 얘기가 잘근잘근 안주거리로 씹힙니다.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압니다.

고 신영복 작가는 책 ‘처음처럼’에서 이렇게 말합니다.“…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새봄처럼,처음처럼 언제나 새로 시작하고 있다”고.그의 말처럼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인 것이지요.그러니 오늘의 아침은 분명 어제와 달라야 합니다.태양을 떠난 빛이 과거와 현재를 명확히 구분하듯이 어제를 오늘처럼 착각하면 안 됩니다.새날과 처음이 갖는 의미는 희망입니다.‘처음처럼’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라는.멈춘 순간,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취업 포털 인쿠르트가 전국의 성인남녀 2971명을 대상으로 올해 자신의 ‘사자성어’에 대해 물었더니 14.2%가 다사다망(多事多忙)이라고 답했습니다.‘일이 많아 몹시 바빴다’는 의미로 여유가 없었다는 얘기겠지요.2위는 생기와 의욕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고목사회(枯木死灰),3위는 애만 쓰고 보람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노이무공(勞而無功)이었습니다.취업 고통 심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따지고 보면 매년 매해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우리에게 따뜻하고 복된 해가 있기나 했었는지.늘 어렵고 힘든 해였습니다.그래도 우린 여기까지 왔습니다.

처음에 희망을 말했다면 끝도 그래야 합니다.365일 중 364일을 열심히 살았습니다.이제 단 하루가 남았습니다.오늘 하루,우리 모두 첫날과 마찬가지로 희망을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설령 부족하고 미흡했어도 ‘내일이 있다’는 희망으로 끝 날을 보내는 겁니다.시종여일(始終如一)!처음과 끝이 같을 수 있도록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지요.‘마부작침(摩斧作針)’의 각오라면 고통은 희망으로 바뀔 것입니다.내일은 2019년 첫 날,오늘과 내일 모두 행복하시길….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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