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SBS 공동수상, MBC 원톱 시상으로 힘겨운 농사 마무리

▲ 유동근(왼쪽)과 김명민[KBS 제공]
▲ 유동근(왼쪽)과 김명민[KBS 제공]
시청률도 화제성도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 빼앗긴 지상파는 예년에 비해 화려함이 줄어든 연말 시상식을 맞았다.

매년 어떤 배우가 차지할지 화제가 된 연기대상 역시 마찬가지였고, 좁아진 선택지 때문에 큰 이변도 없었다.

지난달 30일 가장 먼저 연기대상 시상식을 연 MBC도 유력 후보로 점친 소지섭에게 대상 트로피를 안겼다.

▲ 배우 소지섭이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18 MBC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2.30
▲ 배우 소지섭이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18 MBC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2.30
소지섭이 올해 MBC TV에서 주연한 '내 뒤에 테리우스'는 시청률로만 보면 '숨바꼭질' 등 주말극이 더 높았지만 화제성은 단연 최고였다. 소지섭이 '오 마이 비너스' 이후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이었던데다, 멋진 첩보부터 코믹한 육아까지 여러 매력을 한눈에 발산한 덕분이다.

시청률도 올해 MBC TV에서 평일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유일하게 10%(닐슨코리아 기준)를 넘겼으니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예년 '역적', '돈꽃', '군주', '죽어야 사는 남자', '투깝스' 등 선택지가 다양했던 것과는 대비됐다.

2018년 마지막 날부터 2019년 첫날까지 나란히 연기대상을 연 KBS와 SBS 시상 결과도 큰 논란은 없었다.

KBS 연기대상은 특히 예년과 비교됐다. 파업 중에도 시청률 45%를 돌파한 '황금빛 내 인생'부터 '쌈, 마이웨이, '김과장', '마녀의 법정', '고백부부' 등 그야말로 풍작을 이이룬 지난해에는 '상 챙겨줘야 할 배우'가 너무 많아 고민이었는데 올해는 기근이라 머리를 싸매야 했다.

KBS는 37%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같이 살래요'의 유동근과, 시청률 13%대를 기록함과 동시에 열연으로 화제를 모은 '우리가 만난 기적'의 김명민에게 대상을 나눴다. 지난해 '두 아버지' 김영철-천호진에 이은 2년 연속 공동수상이다.

유동근도 언급했듯 '같이 살래요'에서 공이 큰 장미희가 받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꼽혔지만 KBS에서 오랜 연기경력을 자랑한 유동근, 김명민이 트로피를 가져간 데 대해 논란은 없었다.

▲ 감우성(왼쪽)과 김선아[SBS 제공]
▲ 감우성(왼쪽)과 김선아[SBS 제공]

SBS는 2018년 '리턴'과 '황후의 품격', 두 작품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리턴'은 불미스러운 일로 주연 배우가 고현정에서 박진희로 교체됐고 '황후의 품격'은 한창 방송 중이라 대상을 안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어른들의 리얼 멜로'라는 새 지평을 열며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안전하게 우수한 성적을 거둔 '키스 먼저 할까요?'의 감우성-김선아를 선택했다. 이 역시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대신 최우수연기상 등 본상에서는 '리턴'과 '황후의 품격'에 넉넉하게 상을 안겨주며 공로를 인정했다.

2018년 지상파 드라마는 한마디로 '흉작'에 가까웠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비하지 못한 사이 tvN, OCN 등 케이블 채널과 JTBC 등 종합편성채널들이 크게 약진하면서 좋은 작가와 대본, 배우들을 조금씩 빼앗겼다.

작품 장르 역시 비지상파 드라마는 엑소시즘부터 증강현실 게임, 시대극까지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시청자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지상파는 하반기로 갈수록 홈드라마와 막장극에 국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본, 대본, 배우의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하는 만큼 한동안 이런 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콘텐츠는 부실한데다 여전히 심사기준은 불투명하고 상은 '나눠 먹기' 식으로 남발하는 바람에 연말 시상식은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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