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대담=진종인 서울본부 취재국장

▲ 진종인 서울본부 취재국장

통일·북한 문제를 다루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김연철 원장은 강원도민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전쟁 걱정을 할 만큼 악화됐던 한반도 정세가 지난해 대반전을 이뤄냈다”며 “올해는 2017년으로 돌아가면 안된다는‘역진방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동해 출신인 김 원장은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킨 계기가 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강원도가 감당해야 할 부분과 중앙정부가 책임을 분담해야 하는 부분을 고민해 미래지향적으로 함께 살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통일연구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19년 남북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명준
▲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통일연구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19년 남북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명준

평창올림픽 이뤄낸 한반도 정세
평창 역할 과소평가 해선 안돼
준비기간 초당적 협력 모범사례
평화지대 조성 공감대 지속해야

올해 남북관계 미-중 역할 중요
남북·북미·한미 보폭 유지 필요
정상회담은 북미 성과바탕 추진

남북관계 변화 삶에 미치는 영향
젊은세대 통일 긍정적 의견 견인
평화 위한 평화적 수단 노력해야






-남북관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반전을 이뤘다.남북관계 성과를 총평하면.

“여러각도로 평가할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2017년과의 상대평가다. 2017년은 전쟁 걱정을 할 만큼 정세가 악화됐었는데 지난해에 대반전을 이뤄낸 것이다.그 반전의 계기는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평창의 역할을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된다.스포츠가 인적교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잘 보여준 모범사례였다.결국 평창이라는 무대가 마련됐기 때문에 북한의 특사가 올수 있었고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수 있었다.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등 많은 진척된 상황들이 있었다.현재 비핵화 협상은 교차상황에 놓인 것은 사실이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있다면 진척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올해 남북관계를 전망해달라.

“좀 복잡할 것 같다.긍정적으로 전망을 하는 것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쉽지 않은 환경도 존재한다.특히 미·중관계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에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대립과 경쟁이 장기간으로 지속되면 한반도에 부정적인 측면으로 존재할 수 있다.북·미 관계도 미국이 대선 국면으로 넘어갈 상황이라 쉽지 않다.남북관계에 대한 세대간의 의식차이도 크다.정치적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그러나 결국 정세라는게 하기 나름이다.조건이 쉽지 않다 하더라도 그런 조건들 속에서 어떻게 해결해 나갈것인가 하는것이 중요하다.제일 중요한것은 남북미 삼각관계에서 남북,북미,한미 간에 보폭이 너무 차이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역행방지에 최선을 다하면서 상황을 진척시킬수 있는 노력이 2019년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언제쯤으로 예측하고 있나.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분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솔직하다.실용적인 사고를 한다”라는 것이다.격식을 따지거나 형식적인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이라는 의견이다.이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북미정상회담을 먼저 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구도라고 본다.그렇게 하는게 제일 좋은 거지만 마냥 미룰수는 없기 때문에 북미는 고위급 회담을 열고 남북은 정상회담을 하는것이 바람직하다.연초에 고위급 회담을 하기로 북미사이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기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보면 김정은의 방문이 많이 미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정작 지역에서는 찬밥신세가 된 것 같다.올림픽 유산 사후활용·기념행사 등에서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다.

“평창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문제인데,평창올림픽이 한반도 질서를 바꿨다.그리고 앞으로 2032년에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유치하고자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림픽과 평화를 연결해서 사고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올림픽 시설물에 대한 활용방안도 강원도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고 국가적인 효과를 강조하면 중앙정부가 책임을 분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준비과정에서 중앙정부와 강원도가 공감해서 진행했다면 갈등이 덜 했을것이란 아쉬움이 있다.강원도와 중앙정부가 어떻게 미래지향적으로 살려 나갈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난해 9월 강원도의회 개원 62주년 기념식에서 분단도인 강원도의 남북교류 당위성을 역설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원도의회가 보여준 초당적 협력은 아주 모범적인 사례다. 도의회가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정당 비율이 달라질 수 있지만 당시에 보여줬던 초당적 협력의 정신을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초당적 협력의 주요 초점은 ‘평화는 경제’라는 것이다.남북관계가 더욱 개선되고 DMZ를 중심으로 한 평화지대를 만든다고 했을때 그것이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어떻게 기회를 살릴것인가 를 고민해야한다.평화 경제에 대한 강원도민 전체의 공감을 바탕으로 도나 도의회는 이 공감대를 지속적으로 형성·발전시키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통일연구원에서 본지 진종인 국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준
-기성세대가 통일에 감성적이었다면 젊은이들은 현실적인 것 같다.젊은이들에게 통일이 왜 필요하고,왜 해야 하는 것인가를 설명하면.

“젊은 세대는 통일의 개념을 기성세대와 달리 하고 있다.기성세대에게 통일이란 ‘한 민족,한 국가,한 체제’라는 개념이라면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은 현재의 체제를 장기화 할 수도 있고 두 나라가 체제를 각자 유지하면서 점직적으로 변해갈 수도 있는 등 다각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의외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20대에서 많은데 남북관계의 변화가 자신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기성세대와 달리 살아가는것 자체가 많이 어려워지다보니 달라지는 정세가 개인적인 내 삶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실감을 못하는 것이다.

평화가 진전이 되면 개인의 생활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강원도만 하더라도 평화가 진전 될수록 평화관광산업이 매우 중요해 질 것이다.전세계에 비무장지대(DMZ)만큼 평화의 소중함과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순례길이 어디있겠나. 외국관광객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그에 따라 지역의 외식,숙박,교통 등이 필요해지면서 경제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들도 취업의 기회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에 공감하면서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것이다.”

-김 원장의 칼럼내용 중에 ‘평화를 원하면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문구가 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 시대에서 했던 말이다.전쟁의 양상이 너무나 달라졌다.현재는 대량 살상 무기로 인해 전쟁이 일어난다면 민간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나라 전체를 생각한다면 평화를 위한 평화적 수단이라는게 중요하다.힘으로 평화를 이룰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힘으로 이룬 평화는 매우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평화다.평화를 위해 전쟁을 준비해야한다는 것은 결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를 실현해 낼 수 없기에 전쟁보다는 평화 준비에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달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개최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다녀오셨는데 분위기는 어땠나.

“남쪽에서 올라가신 분들은 기차를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었기 때문에 기분이 남달랐다.그리고 나름대로 구성자체가 다채로웠다.다들 감개무량했다.북쪽도 참석자들도 대표성을 가진 인물들이었다.날씨도 좋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정리/이세훈



김연철 원장은 동해 출신으로 성균관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을 지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한겨레 평화연구소장,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를 지냈으며 지난해 4월 통일연구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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