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 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새해에 의례적인 덕담이나 달콤한 희망을 말하기엔 상황이 엄중하다.적어도 강원경제에 한해선 말이다.지난 세밑에 발표된 강원도의 2017년 경제성장률은 2.9%였다.동계올림픽이라는 호재로 사실 기대가 컸었다.그러나 강원도 성장률이 전국평균(3.2%)은 물론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았다.2018년 중에도 전국적으로 경기가 썩 좋지 않았던데다 올림픽 특수요인도 소멸돼 강원경제의 고단한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다.국내외 경제상황을 볼 때 올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강원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즉 수출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강원도가 큰 희망을 걸고 있는 러시아 등 북방경제 활성화의 핵심도 알고 보면 수출이다.지난해 강원도는 2014년 이후 4년 만에 수출 20억 달러를 달성했다.강원도 경제규모(GRDP)의 5%에 불과하고 우리나라 총 수출액인 6000억달러에 비춰보면 미약할 수 있다.그러나 도내 제조업 기반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의미를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수출 증가세도 전국에서 손꼽을 만큼 빠르다.작년 1~11월 중 수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19%로 전국 17개시도 중 세 번째로 높았다.또 수출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중국과 미국,일본 중심에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세안(ASEAN),인도,멕시코 등 신흥국으로 확대되고 있다.특히 ASEAN과 인도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대상지역이기 때문에 강원도 수출제품의 판로 개척이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올해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강원도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지원해야 한다.강원도의 최대 수출 품목은 단연 의료기기다.의약품과 화장품도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이들 품목의 수출확대는 그간 강원도가 전략산업으로 야심차게 육성해온 의료기기,바이오산업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또 하나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숨은 공신이 있다.바로 농·수·축·임산물이다.작년 1~11월 중 농·수·축·임산물의 수출은 3억4000달러로 강원지역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8%에 달한다.청정 강원도의 특색이 잘 담겨있는 1차 산물과 이를 이용한 가공제품이 강원도의 수출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이제는 ‘Made in Gangwon’에 대한 인식을 넓혀야 한다.제조업 품목뿐만 아니라 우리 땅에서 키우고 자란 1차 산물도 수출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 20억 달러 달성으로 보여준 우리의 잠재력을 이제는 그 이상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아야 한다.지난해 우리는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수출 20억달러 달성을 통해 지역의 저력을 확인했다.무형의 올림픽 유산인 강원도에 대한 인지도 상승도 힘이 됐지만 기업인,지자체 및 수출유관기관의 공이 무엇보다 컸다.앞으로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지원에 나서주길 바란다.수출 확대로 인한 전후방 효과가 제조업 기반확충으로 이어질 때 일자리,소비도 늘어난다.일자리를 찾아 떠났던 청년들도 돌아올 것이다.지역에서 간절히 바라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실마리를 수출에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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