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 해’
다산과 재산 상징·신성한 존재
최치원 부친 금돼지 설화 전해
역사 속 기해년 전쟁없고 평탄

▲ 설파 안창수 작품
▲ 설파 안창수 작품

2019년 기해(己亥)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의 해다.돼지는 다산의 상징으로 인류 역사상 길한 짐승으로 여겨졌으며 재산과 복의 근원을 상징한다.특히 올해는 기해년의 천간인 기(己)가 토에 해당해 노란색과 황금색을 의미하므로 황금돼지의 해가 됐다.십이지의 마지막 동물인 돼지는 시각으로 보면 오후 1시에서 11시,방향으로는 북서북에 해당된다.

돼지는 한자로 ‘豚(돈)’ ‘猪(저)’ ‘豕(시)’ ‘亥(해)’ 등으로 쓰이는데 이 가운데 흔히 집돼지를 일컬을 때 쓰는 돈(豚)이 화폐를 뜻하는 우리말 ‘돈’과 발음이 같아 ‘돼지’하면 돈과 재물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됐다.예로부터 돼지는 길상의 동물로 여겨져 돼지가 나오는 꿈을 길몽으로 여겼다.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고사 상에 돼지 머리를 두고 절을 하며 입에 돈을 물린 것도 돼지가 횡재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신화와 설화 속 기록에서도 돼지가 등장하는 기록들이 있다.신라시대 학자 최치원의 아버지가 금돼지였다는 설화가 있어 돼지가 하찮은 동물이 아닌 신성한 존재로 받아들여졌음을 알 수 있으며 ‘고려사’에서는 왕건의 조부인 작제건이 선물로 받은 돼지가 누운 자리를 보고 새로운 도읍지를 결정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역사 속 기해년은 대체로 큰 기근이나 전쟁이 없는 평탄한 해를 보냈지만 크고 작은 재난과 사건은 있었다.1479년 기해년은 조선 왕실의 내부 갈등이 극심했던 해로 연산군의 생모 윤씨가 성종의 얼굴에 생채기를 낸 것을 계기로 폐서인 돼 사가로 쫓겨난다.1599년 기해년은 1598년 임진왜란이 끝나고 평화를 맞았던 원년으로 서민들은 황금돼지해를 축복으로 여겼으며 1659년 기해년은 조선 17대왕인 효종이 승하한 해로 상복을 몇 년 입느냐를 두고 ‘예송논쟁’에 휩싸인 해다.1839년에는 ‘기해박해’로 3명의 서양인 천주교 신부를 비롯해 119명의 천주교인이 처형되거나 투옥됐다.1959년은 6·25 전쟁의 상흔이 채 치유되기도 전 민족의 명절 추석연휴에 태풍 ‘사라’가 한반도를 강타해 사상 최대의 인명피해를 안겼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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