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말이 있습니다.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곧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해탈열반만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구하면서 중생을 구제하는 대승불교의 보살심(菩薩心)을 표현한 말입니다.자기와 타인이 다르지 않다는 자타불이(自他不二)와 상통합니다.경쟁보다는 상생의 삶을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그러나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해지는 현실에서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천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자리이타(自利利他)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 새해를 따뜻하게 만듭니다.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연말 1억 원 이상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2000번째 가입자가 탄생했다고 밝혔습니다.아너소사이어티는 2007년 12월 개인기부 활성화,성숙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출범한 후 총 기부액이 2223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지난 31일 철원에서 신삼례(70)씨가 1억 원을 기부했습니다.신씨는 남편인 남종현 그래미대표와 도내 2호 부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습니다.도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66명이라고 합니다.

돈은 누구에게나 소중합니다.힘들게 번 돈일수록 애착은 더 강합니다.돈을 기부하면 도움 받는 사람들을 좋겠지만 자신은 뭐가 좋을까요.바로 보람(뿌듯함)이라고 합니다.자원봉사자들도 다른 사람을 도울 때 자신이 받는 기쁨이 더 크다고 합니다.지난10월 홍천에서 헬멧이 녹는 불길을 뚫고 세 살짜리 아이를 구한 소방관들의 감동 스토리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좋은 사례입니다.이들은 1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아기 엄마 목소리를 듣고 반드시 아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좋은 일을 하면 행복감이 상승합니다.

새해는 밝았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습니다.경제가 더 어려워지면서 연 초부터 살벌한 이야기들이 들립니다.이럴 때 일수록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생이 요구됩니다.나눔은 고소득자 등 가진 자 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소액이지만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개인들이 늘고 있습니다.좋은 일을 많이 하면 반드시 경사스러운 일이 생긴다는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을 믿고 싶습니다.올해는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궁지로 모는 자리해타(自利害他)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권재혁 논설위원 kwon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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