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종료·정부규제로 시장 침체
베이비부머 세대 퇴직후 면허 취득
중개업자 수요 없이 증가 경쟁 심화

평창올림픽 특수와 주택시장 호황으로 1년전만 해도 성황을 이루며 30% 가까이 급증한 공인중개소가 새해들어서는 운영비 부담으로 폐업이 늘 정도로 과당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8만명을 유지하던 전국 개업 공인중개사가 2015년 9만 명,2017년 이후 10만 명을 넘어섰다.강원도도 최근 3년간 개업 공인중개사가 급격히 증가했다.2015년 1월 1650명이었던 도내 개업 공인중개사는 2018년 3월 기준 2129명으로 29%(579명) 늘었다.

당시 평창올림픽 개최와 각종 SOC 확충에 따른 시설 투자,주택시장 활황의 영향으로 외지 투자(투기) 자본이 대거 유입돼 부동산 중개업 시장 외형도 커졌다.하지만 1년새 평창올림픽 특수 거품이 빠지고 정부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데다 취업대기자와 조기 명퇴자들이 여전히 중개업 시험에 뛰어들면서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며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최모(춘천)씨는 “지난해 12월 한달간 매매 계약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시장은 수요가 전혀없는데 취준생들은 여전히 공인중개사 시험에 뛰어드는 게 현실이다”고 걱정했다.

상당수 중개업소는 당장 사무실 운영을 위한 고정 지출도 이젠 부담이 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다.공인중개사 홍모(강릉)씨는 “사무실이 위치한 유천택지 인근에 25개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며 “여러 곳에 매물 정보를 올려도 연락이 올까말까 하니 부동산 중개 어플을 안쓸 수 없는데,이젠 월 수수료 50만원도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신선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춘천지회장은 “전체 공인중개사 수는 늘었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폐업하는 사례도 많다”며 “공인중개사는 정부에서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자유경쟁업이기 때문에 시장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고 말했다. 이 호·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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