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청 수사결과 발표
시공과정중 내열실리콘 처리 안해
보일러 시공·점검·관리 모두 엉성
무자격 시공업자 등 2명 구속영장

▲ 강릉펜션사고 수사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강릉경찰서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강릉펜션사고 수사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강릉경찰서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수능시험을 마치고 현장체험학습 여행에 나섰던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펜션사고는 결국 ‘인재(人災)’로 나타났다.지난달 18일 사고 이후 원인 규명 및 책임 소재 조사를 벌여온 강원경찰청 수사본부는 4일 수사결과를 발표,무자격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A(45)씨와 시공 기술자 B(51)씨 등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또 펜션 운영자와 무등록 건설업자,부실한 완성검사를 한 가스안전공사 강원영동지사 관계자,점검을 부실하게 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자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펜션을 2층 복층으로 불법 증축한 펜션 소유주 2명에 대해서도 건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사고 펜션 보일러에서 배기관이 분리되면서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 가스가 방으로 확산된 것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경찰 수사결과,사고 펜션은 보일러 시공자가 배기관과 배기구 사이 높이를 맞추기 위해 배기관 하단을 약 10㎝ 가량 절단해 배기관의 체결홈이 잘려 나갔고,이를 배기구에 집어넣는 과정에서 절단된 면이 보일러 배기구 안에 설치된 고무재질의 ‘O’ 링을 손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또 배기구와 배기관 이음 부분을 법에 규정된 내열실리콘으로 마감처리를 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배기관의 체결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보일러 운전시 발생된 진동으로 점진적으로 연통이 이탈돼 분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일러 급기관에서 발견된 계란 두개 크기의 벌집은 보일러의 불완전 연소를 유발,배기관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또 부실 시공된 보일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부실하게 완성검사를 하고,점검과 관리도 부실하게 이뤄지는 등 총체적인 부실이 불러온 인재라는 사실이 경찰수사 결과 확인됐다.경찰 관계자는 “해당 펜션 보일러 연통(배기관) 주변에 사람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는 등 인위적으로 손을 댄 흔적은 없다”며 “총체적 부실이 불러온 사고로 보이며,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추가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강릉시 저동에서 발생한 펜션 내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학생 3명이 숨지고,7명이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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