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중인 정미소 11곳 뿐
작년 16곳서 3분의 2로 줄어
대규모 처리장·도정기 보급 영향

수확철만 되면 쌀 도정을 위해 문전성시를 이뤘던 마을 정미소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7일 춘천시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정미소는 총 13곳이다.이중 2곳은 미곡종합처리장과 건조저장실로,마을단위 정미소는 11곳에 불과하다.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을단위 정미소는 16곳이었으나 시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정미소들을 일제정리하면서 규모가 3분의 2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남산면에 위치한 한 정미소가 휴업 상태로 전환되면서 마을 정미소 감소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199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정미소들은 쌀을 도정하기 위한 주민들로 북적였으나 대규모 미곡종합처리장이 들어서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시작했다.쌀 도정 수요가 예전만큼 많지 않은 데다 각 농가별로 소규모 도정기를 구비하고 있어 마을 정미소는 점점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신동면에서 마을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예전만큼 쌀 농사를 짓는 가구가 많지 않고 마을에 전부 노인들만 있으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몇몇 어르신들이 부탁해 하는 수 없이 정미소를 열어 놓고 있지만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을의 추억이 깃든 정미소들이 정리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주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한모(56)씨는 “기계에 손이 잘 못 닿으면 절단된다는 소리에 겁먹고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정미소가 이제는 사라진다고 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제는 쌀이 수익이 남는 품종이 아니고 농민들 대부분 대규모 도정공장에 몰리고 있어 마을 정미소들이 경쟁력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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